![보조배터리나 라이터를 넣은 채 짐을 부치는 여행객이 여전히 많다. [중앙포토]](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8348nvhu.jpg)
보조배터리나 라이터를 넣은 채 짐을 부치는 여행객이 여전히 많다. [중앙포토]
최근 해외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30대 회사원 A 씨.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짐가방을 부치고 비행기 티켓을 받았습니다.
당시 카운터 직원은 "혹시 부치는 짐 안에 휴대전화 보조배터리나 라이터 같은 금지 물품은 없느냐"고 물었고 A 씨는 무심하게 "없다"고 답했는데요.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거쳐 출국장 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뒤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받아보니 부친 가방 안에 보조배터리가 있는 것 같은데 수하물검사실로 와서 확인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부친 짐이 비행기 화물칸에 실리기 전에 시행하는 엑스레이검사에서 보조배터리로 추정되는 물품이 발견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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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물품 확인하느라 탑승 지연도
부랴부랴 수하물검사실을 찾아가 짐을 들여다보니 정말 보조배터리가 들어 있었던 겁니다. A 씨는 "오래전에 가방 한구석에 넣어뒀던 걸 깜빡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위탁 수하물 속에 보조배터리를 넣는 건 금지돼 있다. [중앙포토]](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8557tkgp.jpg)
위탁 수하물 속에 보조배터리를 넣는 건 금지돼 있다. [중앙포토]
그나마 A 씨는 일찍 연락이 닿은 편입니다. 항공기 출발 직전까지 가방 주인과 연락이 안 되면 항공사 직원들이 탑승구 앞에서 직접 승객을 찾게 되는데요.
이때 승객이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해 봐야겠다"고 주장하면 항공사 직원이 수하물검사실까지 안내해서 다녀와야만 합니다.
![승객이 부주의하게 부친 보조배터리 등으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기도 한다. [중앙포토]](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8802drik.jpg)
승객이 부주의하게 부친 보조배터리 등으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기도 한다. [중앙포토]
이러면 탑승 완료 시간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고, 결국 항공기 출발까지 지연되는 상황도 생깁니다. 짐 가방 속에 무심코, 또는 부주의하게 넣은 보조배터리 때문에 자칫 다른 승객들에게 큰 민폐를 끼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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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배터리 등 확인, 한달 5만여 건
현장에서 근무하는 항공사 직원들은 "승객은 별 생각 없이 넣었다고 하지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탑승 준비와 정상 운항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된다"고 말합니다.
![위탁수하물 금지품목](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9050fjpn.jpg)
위탁수하물 금지품목
그런데 확인해 보니 이런 사례가 꽤 많았습니다. 인천공항에서만 위탁수하물(부친 짐) 속에 보조배터리나 라이터가 있는 것으로 의심돼 수하물검사실에서 짐 가방을 확인하는 경우가 4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1800건이 넘습니다. 한 달로 치면 5만 4000건이나 되는 건데요.
이 가운데 실제로 금지품목이 확인된 경우도 절반 가까이 됩니다. 휴대전화 보조배터리가 가장 많고, 라이터가 그 뒤를 잇는다고 합니다.
금지 물품은 국내에서는 '항공안전과 보안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해지며, 나라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공항에선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금지물품 여부를 판별한다. [블로그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9204thwj.jpg)
공항에선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금지물품 여부를 판별한다. [블로그 캡처]
항공사로 치면 운항 편수가 가장 많은 대한항공이 역시나 수하물검사실로 향하는 짐도 최다인데요. 한 달 평균 2만 2000건가량이 검사실로 가고, 그중 절반 정도에서 보조배터리 같은 금지 물품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휴대전화 보조배터리로 쓰는 리튬이온배터리는 폭발력이 크지는 않지만, 화재 위험성이 높아 화물칸에 실어 뒀다가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탁수하물에는 절대 넣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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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배터리, 폭발이나 발화 사고 우려
다만 개인 용도의 휴대용 전자기기에 한해 5개(용량 160Wh 이내)까지 기내에 가지고 탈 수는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네팔로 향하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승객이 충전 중이던 보조 배터리에서 연기가 나 승무원들이 급히 소화기로 진화하는 사고도 있었는데요.
다행히 기내라서 빨리 확인이 가능했기 망정이지 화물칸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큰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금지물품이 의심되면 승객을 찾아 짐을 열어본다. [블로그캡처]](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9421kyfw.jpg)
금지물품이 의심되면 승객을 찾아 짐을 열어본다. [블로그캡처]
이처럼 위험성이 적지 않은데도 여전히 보조배터리나 라이터를 위탁수하물에 넣는 경우가 많아 공항들에서는 엑스레이검사와 짐 개장 검사를 통해 이를 찾아내고 있는데요.
엑스레이 검사에서 이상이 의심되면 일단 수하물검사실로 짐이 옮겨집니다. 인천공항의 수하물검사실은 1 여객터미널에는 23개, 2 여객터미널에 2개가 있습니다.
![인천공항에 설치된 수하물 검사장비. [사진 인천공항공사]](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9594qosw.jpg)
인천공항에 설치된 수하물 검사장비. [사진 인천공항공사]
1 터미널의 경우는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주변에 검사실이 배치돼 있고, 2 터미널은 출국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 터미널에서는 짐을 부치면 잠시 뒤 이상 유무가 확인되기 때문에 승객들은 잠시 체크인 카운터 주변에 머물러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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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수하물검사실 20여개 운영
반면 2 터미널은 상대적으로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데요. 승객이 보안검색과 출국수속을 하기 전에 이상 유무가 확인되면 출국·보안검색대에 들어갈 때 탑승권과 여권을 찍으면 자동으로 신호가 뜹니다.
![인천공항 2 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수하물검사실. [중앙포토]](https://t1.daumcdn.net/news/201905/31/joongang/20190531020059825fkky.jpg)
인천공항 2 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수하물검사실. [중앙포토]
그런데 이보다 먼저 통과를 한 경우에는 항공사 측에 연락이 가고, 항공사에서 승객에게 전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찾게 된다고 합니다.
정 시간이 급한 경우에는 승객의 동의를 받아 검사실 요원들이 직접 가방을 열어서 문제의 물품을 빼낸 뒤 다시 화물칸으로 보내기도 하는데요. 이미 이륙한 뒤에 화물칸에 보조배터리가 실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 회항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항공 안전과 보안을 위해서 필요한 절차들을 이행하는 것이긴 하지만 승객이 애초에 짐을 쌀 때 조금만 더 주의했더라면 불필요한 수고나 민폐를 꽤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이러니하게도 항공사 직원들도 종종 실수를 한다고 합니다. 짐을 쌀 때 규정이 모호하다면 인터넷에서 관련 규정을 찾거나, 아니면 항공사 안내 전화로 문의해서 확인하는 작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승객과 항공사, 공항을 위해서 말입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