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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규모의 4분의 1 수준
“일자리 타격, 저소득 가계 피해”
중국, 보잉 여객기 구매 중단 검토

라가르드 IMF 총재

고래 싸움에 세계 경제의 등이 더 터지게 생겼다. 총력전으로 번져 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내년도 전 세계 총생산에서 4500억 달러(약 530조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5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을 위해 쓴 블로그 글에서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모든 무역 거래에 관세가 부과되면 2020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4500억 달러(5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도 글로벌 GDP가 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4500억 달러는 지난해 한국의 GDP(1조7209억 달러, 1893조원)의 4분의 1 규모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관세 폭탄을 주고받았다. 미국이 지난달 10일 2000억 달러(약 23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중국도 지난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수위를 높여 가는 두 나라의 갈등은 금융과 관광·유학 등 서비스 분야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의 미군 묘지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다자간 국제질서’를 강조해 다자간 협정을 배제하고 국제질서를 준수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라가르드 총재는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며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현재의 무역 긴장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위를 높여 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자해적인 상황’이라고 지칭하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두 나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빚어진) 보호무역 조치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교역 가능한 재화의 가격을 끌어올려 저소득 가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최근 부과된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어떤 형태이든 추가 장벽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의 우려와 제언에도 미·중 무역갈등은 더 고조될 태세다. 중국은 미국을 압박할 또 다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보잉의 비행기 매입 중단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항공사들이 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며 보잉과의 비행기 매입 협상을 피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잉과 중국 항공사는 787 드림라이너와 777X 등 100여 대에 대한 구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 규모만 30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 시장으로 수백억 달러의 보잉 항공기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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