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산적 카드업계 구원투수 기대감
관 출신 회장 정부와 소통에 유리.. 수수료 인하·노조갈등 풀어내야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사진)이 10명의 후보자가 몰린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에 내정됐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 전 사장,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등 최종 후보 3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투표로 김 전 사장을 최종 선정했다. 표가 나뉘면서 이날 2차 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최종 후보자가 결정됐다.
김 전 사장은 당장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카드 수수료 인하로 여신금융업계의 불만이 고조돼 있기 때문에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4월 금융당국이 후속 대책으로 발표한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는 업계가 요구한 레버리지 비율 확대, 부가서비스 축소 등이 제외됐고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인상 협상 과정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어 이 같은 현안을 어떻게 풀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여신금융협회장 선출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관 출신의 여신금융협회장 인사에 대해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등으로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역임한 김 전 사장 등 관 출신이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다만 관 출신이 장점이 될 것이란 업계의 기대감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와의 소통창구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협회 임시총회의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12대 여신금융협회 상근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10대 김근수 회장에 이어 다시 3년 만에 관 출신 인사가 여신금융협회장직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김 전 사장은 1958년생으로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MBA(경영전문대학원)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동기다.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재직한 뒤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최근까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등 주요 요직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