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Recent Comments 문의사항 신고하기 이용안내 이벤트 포인트 리스트 공지사항 관리자문의

공지사항

고정공지

(자유게시판에서 질문 금지) 질문하신 유저는 통보 없이 "계정정리" 될수 있습니다.

놀이터 일간 추천 베스트

놀이터 일간 조회 베스트

profile 트라우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작성자: bestam 조회 수: 13 PC모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미투 운동에서 성폭력 생존자들의 용기, 이들을 지지하는 목소리들 사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생존자의 ‘트라우마’라는 정신의학적 진단이다. 생존자의 고통이 알려지지 않고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할 때, 이러한 진단은 그간 생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리는 증거이자 젠더 불평등의 현실을 고발하는 무기가 되었다. 그런데 트라우마 개념이 쓰이는 맥락이 반드시 정의로운 것일까?

 

국제 학술지 《영국 사회복지 저널(British Journal of Social Work)》에 실린 시드니 대학교 엠마 세리스의 논문 「Social Work and Women’s Mental Health: Does Trauma Theory Provide a Useful Framework?」은 아동학대를 경험한 여성 청소년들과 대면하는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복지 실천에서 쓰이는 트라우마 개념의 유용성을 고찰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호주 시드니에서 아동청소년 정신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정신보건 서비스 기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이다. 이들은 정신과 자문 의사와 협력하면서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심리사회적 요인들을 평가하고 치료 지원을 제공하는 다학제 팀에서 근무했다. 연구자는 이들에게 학대 경험이 있는 여성 청소년 지원 활동에서 트라우마를 어떻게 개념화하는지 물었다.

우선 인터뷰 참여자들은 아동학대 문제를 정신건강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늘어났다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 더욱이 학대 경험이 여성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관련 있다는 점, 그렇기에 학대 경험을 알아내고 트라우마에 개입하는 것이 정신보건 사업에 필요하다는 데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개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터뷰 참여자들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이는 정신보건 사업에서 폭력과 그것의 영향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의 차이였다. 이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대 경험에 대한 평가와 트라우마에 대한 개입을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일부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들은 학대가 정신건강과 관련은 있지만 일차적 중요성을 갖는 건 아니라고 보았다. 즉 학대 경험 여부는 정신건강을 평가하는 여러 항목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여성 청소년의 학대 경험 여부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그들이 취하는 개입의 초점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사회복지사들은 정신의학이 폭력 문제를 다루는데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연구자는 이러한 관점이 상당히 전통적인 정신건강 진단과 치료법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둘째, 학대와 트라우마, 정신의학적 병리의 본질적 연관성을 지지하는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사회복지사들은 여성 청소년들이 경험한 폭력이 그들의 정신의학적 병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그래서 정신보건사업에서 이를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이들은 학대로 인해 여성 청소년들이 나타내는 증상, 이를 이해하기 위한 표준화된 진단 도구를 중요시했다. 이러한 진단 도구들이 트라우마 서사의 복잡성 속에서 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연구자는 이러한 증상 중심 접근이, 내담자가 사회복지사에게 자신의 학대 경험을 자세히 털어놓거나 정해진 치료 지침을 따르도록 독려받는 위계 관계를 내포한다고 보았다. 더불어 이러한 관점이 정신건강 문제를 여전히 피해자 ‘내부’에 있는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여성에게 가해지는 학대 자체의 부정의함에 대한 인식이 누락된다고 분석했다.

셋째, 학대와 트라우마를 사회정의 문제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사회복지사들은 젊은 여성의 폭력 경험을 성별에 기반한 억압이라는 폭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생각했다. 또한 그들은 내담자와 일방적 관계가 아닌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려 노력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때로는 정신보건 분야의 전통적 상담 방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여성 청소년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고 길게 인터뷰를 하는 것이 이들이 가정에서 겪은 학대 행위와 비슷한 것은 아닌지 사회복지사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질문을 그렇게 많이 하면서도 여성 청소년이 정신보건 서비스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질문받는 것에 어떻게 느끼는지, 정신보건 기관 방문에 어떻게 느끼는지 등 기본 질문을 종종 빼먹는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연구는 치료 전략과 치료적 관계 자체가 어떻게 젊은 여성을 둘러싼 젠더 권력 차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탐색했다. 이를테면 이 연구는 여성과 남성 사회복지사를 각각 9명과 3명 인터뷰했는데, 흥미롭게도 성별은 앞서 말한 세 관점에 차이를 낳지 않았다.

일부 남성 사회복지사는 남성에게 학대당한 여성을 상대하는 남성으로서, 자신이 그녀의 치료를 주도하는 ‘전문가’가 되거나 여성의 삶을 통제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경계했다. 이들은 여성 청소년이 자신이 도움 받을 사람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여성 청소년이 남성에게 학대를 당했음에도 이들의 회복에 어머니가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을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트라우마에 대한 첫 번째 관점을 가진 남성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이 학대를 당한 여성 청소년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학대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여성 청소년이 남성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남성에 대한 사고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젠더 폭력을 경험한 내담자와의 치료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젠더 권력 관계를 성찰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입장은 학대 경험과 트라우마를 정신건강의 부차적 요소로 사고하는 첫 번째 관점과 일맥상통한다.

반면, 세 번째 관점을 가진 사회복지사들은 치료가 내담자의 문제를 다루는 것 이상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치료적 관계는 내담자들에게 사회적 관계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그 안에서 내담자는 자신의 고통 경험을 반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트라우마 개념이 점차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학대를 경험한 생존자를 최전선에서 만나는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트라우마 개념을 활용하는지 보여준다. 트라우마는 여성의 정신적 고통을 의료화하고 젠더 불평등 문제를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부권주의적 방식으로 적용될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정의 관점에서 페미니즘 운동의 한 형태와도 연결될 수 있다.

‘트라우마’라는 말이 일상적 용어가 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도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상태가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질서를 비판하고 새로운 질서를 생산하는 잠재력을 가진 용어로써 ‘트라우마’ 개념을 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문: 시민건강연구소

자료만 받아갈줄 아는 회원님들께, 개발자님들에게 최소한의 경우는 우리가 피드백으로 보답하는 겁니다

문제가 있던 없던 그동안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여 피드백 작성을 부탁 드립니다
­

의견쓰기::  상업광고, 인신공격,비방, 욕설, 아주강한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회원정리 게시판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6 (기사링크) 노르웨이 수소 충전소 폭발..현대차·토요타 수소차 출고 중단 ‘소동’ file 아크로유닛 06-16 87
385 "中반도체, 10년내 삼성·SK 추월 못해..반도체굴기는 과장" 양귀비 06-15 28
384 출시 멀어지는 `갤럭시폴드 美 AT&T, 선주문 전량 취소 file 민초 06-15 20
383 '제각각' 동물병원 진료비..표준진료제 도입한다 file 으악 06-14 20
382 화웨이 "노트북 생산 중단".. 미국 제재에 백기 들었다 양귀비 06-13 23
381 펑크 안 나는 타이어 개발···미쉐린의 자기파괴 역발상 스톨게 06-13 45
380 2019년 7월 국민임대주택 예비입주자 통합 정례모집 사전 안내 file 으악 06-13 18
379 실업자수 5월 기준 사상 최대…3040·제조업 취업자 감소 장기화(종합) 스톨게 06-12 15
378 르노삼성차 부분직장폐쇄 첫날 노조원 출근율 더 높아져 양귀비 06-12 14
377 자...자. 이건 무슨 멍멍이 소리일까요? file + 3 순대랠라 06-11 43
376 "거래 끊으면 응징하겠다"...삼성, SK 불러 경고한 중국 file 호박죽 06-11 25
375 영국 브렉시트 간단 정리. file + 3 익명의행인 06-10 41
374 필리핀서 반송된 불법 수출 폐기물 4600여톤 처리 완료 잡채킬러 06-10 34
373 고용부, 장마철 대비 건설현장 700여곳 불시감독 실시 잡채킬러 06-10 16
372 靑 "대외여건 불확실성 따라 우리 경제 하강 위험성 커져" 잡채킬러 06-10 16
371 우체국 골드바, 한달 43억원 어치 판매..‘역대 최고’ 잡채킬러 06-10 30
370 정부, 신북방 14개국에 농식품 수출 확대한다 잡채킬러 06-10 14
369 미국의 세탁기전쟁 니나노니 06-09 26
368 유가 16주만에 하락세 happyhappy 06-08 18
367 의존은 그만…함께 일하고 소비하는 新노년 GoodYU 06-07 21
366 [오디오래빗] 떡락해도 괜찮아…페이스북 #스테이블코인 GoodYU 06-07 19
365 [단독] 제철소 조업중단에 제동건 산업부, "환경부·지자체와 협의” + 1 GoodYU 06-07 27
364 삼성중공업, LNG 추진 초대형 유조선 개발 GoodYU 06-07 15
363 물 들어온 삼성重, 4500억 규모 수주에 LNG추진선 개발까지 GoodYU 06-07 18
362 경제·통일 중 하나 선택한다면 77%가 '경제’ GoodYU 06-07 9
361 경제 안정화가 먼저…국민 77% "통일보단 경제” GoodYU 06-07 14
360 김주현 前 예금보험공사 사장, 신임 여신금융협회장 내정 GoodYU 06-07 12
359 [단독] 르노삼성 존폐 위기인데…노조는 "파업 조합원에 보상금 더 줘라" GoodYU 06-07 16
358 예견된 미·중 갈등, LG유플러스는 왜 화웨이를 5G 파트너로 선택했나 + 2 양귀비 06-07 29
357 6일부터 주요 손보사 車보험료 최고 1.6% 줄인상 file 으악 06-07 27
356 [단독] 르노삼성 존폐 위기인데…노조는 "파업 조합원에 보상금 더 줘라" GoodYU 06-07 23
355 [단독] 서울·과천 '로또 분양' 늘어난다 GoodYU 06-07 24
354 지자체, 제철소 조업중단 조치 ‘탁상행정’ 논란 확산 GoodYU 06-07 18
353 IMF “미·중 무역전쟁에 세계 GDP 530조원 증발 우려” GoodYU 06-07 19
352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순위 file 아크로유닛 06-06 18
351 美대학에서 MBA 과정이 사라지고 있다 file dukhyun 06-06 12
350 아마존 "몇 달안에 드론 배송 개시" file dukhyun 06-06 30
349 中 '희토류 카드' 위협에 아프리카로 눈 돌리는 미국 양귀비 06-06 28
348 美 LA 노숙인 급증.. 6만명 육박 file dukhyun 06-05 33
347 기준금리 인하 힘 받는다..소수의견에 성장률 쇼크까지 닝기리렁 06-04 12
346 맥주, 종량세 전환..캔맥주 가격 싸지고, 생맥주는 오른다 닝기리렁 06-04 19
345 천안 빵마을, 작은 베이커리 네 곳서 월 수익 5억원 신화 '비결은?' file dukhyun 06-03 22
344 '멜론', 유령회사 세워 저작권료 빼돌린 의혹…검찰 수사 니나노니 06-03 21
343 내일부터 대출·연체정보 공개..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익명의행인 06-03 13
342 울진의 울분.. "건설인력 떠나 원룸 텅텅, 음식점 270곳 줄폐업" 양귀비 06-03 29
341 공공기관 작년 '무기계약직' 6배나 급증..무늬만 '정규직 전환' + 1 윤성파파 06-02 65
340 외식업 생존 절벽…"먹는 장사 30% 망했다"(종합) 니나노니 06-02 24
339 "무역전쟁 두렵지 않다"..'초강수' 예고한 중국 + 1 양귀비 06-02 34
338 무심코 부친 가방 속 보조배터리, 항공기 출발까지 늦춘다 + 1 양귀비 05-31 82
337 6월 제철 해산물 으악 05-31 20
336 살 빼주고 혈당 낮추는 일석이조 '양파 다이어트' 어때요? file 으악 05-31 27
335 이제는 상추 꽁다리 떼지 말고 드세요 으악 05-31 24
334 납입보험료 1년치+α 보험수수료, 설계사 수당 계산법 양귀비 05-30 66
333 '무조건 쌍방과실' 줄어든다..오늘부터 차 사고 과실비율 변경 양귀비 05-30 10
332 경기도, '일하는 청년통장' 하반기 참가자 2000명 모집 file 으악 05-30 6
331 SKT, 20대 여행 지원 '0순위 여행' 참가자 모집 file 으악 05-30 12
330 래미안 아파트 안 짓던 것도, 이재용 승계작업 때문이었어? file 호박꽃 05-30 18
329 스타벅스 작년 매출 1조 5천억 ... 불황에도 커피는 마신다 file + 1 윤성파파 05-29 21
328 파산 기업 사상 첫 세자릿수.. 경기악화 가속페달 file + 1 윤성파파 05-29 12
327 미중 무역갈등 심화…울고 웃는 5월 한국증시 205 05-29 13
326 SM에 '유령 회사'?…행동주의펀드 칼 뽑았다 205 05-29 13
325 엠케이전자, 30억 규모 자사주 취득 결정 205 05-29 10
324 외국인, 코스피 이탈 러시…5개월 만에 2020선 '털썩' 205 05-29 12
323 사라지는 韓 불야성 밤문화..24시간 매장 없어진다 양귀비 05-29 40
322 AMD도 화웨이 버렸다 file 호박꽃 05-29 21
» 트라우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bestam 05-29 13
320 81살 할아버지가 학원 버스를..보행자 치여 숨져 양귀비 05-28 23
319 美 압박에도..화웨이 "5월 30일 서울에 첫 '5G 오픈랩' 개소" 양귀비 05-28 7
318 공원 '2천 곳' 사라질 위기.."다 사들이겠다"지만 양귀비 05-28 9
317 [Asia마감]일본 떠난 트럼프, 악재는 없었다 205 05-28 8
316 [마켓뷰] 나흘만에 오른 韓증시…외인 '팔자'는 여전 205 05-28 6
315 아이에이, 中염성시와 사업협력…"비메모리 반도체, 美·中 무역분쟁 반사이익 기대" 205 05-2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