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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나리오는 양국 모두 통화정책 사용하는 것"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협상이 단기간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은 낮고, 오는 6월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성과물이 나오기보다는 협상재개에 합의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5일 "협상결렬 이후 양국 간 비난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조치에 동참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무역협상 이후 공식적인 협상재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두 나라는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관세를 부과하는 등 긴장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지난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매기는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다. 이에 중국은 6월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최고 25%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5일 화웨이를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화웨이가 미국산 부품을 사실상 구입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중국도 미국 기업과 진행하던 합작사업 투자를 중단하고 미국산 자원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허 연구원은 "따라서 현실적으로 6월 말 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조기타결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고, 지난해 12월 정상회담에서처럼 '협상재개 및 협상기간 중 추가관세 유보'에 합의하는 것이 예상할 수 있는 가장 긍정적 결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는 "6월 정상회담에서 협상이 타결되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정하고, 무역협상 결렬 및 전 품목 관세부과를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한다"고 밝혔다.

양국이 연내 타결에 실패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경기 및 금융시장의 부정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대응이 예상된다는 게 허 연구원의 분석이다.

미국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허 연구원은 "연준은 경기둔화와 금융여건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50~100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하와 추가 악화 시 QE(양적완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선제적 안내를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중국은 통화 및 재정정책을 모두 사용한 전면적 부양기조로 선회할 전망이다. 그는 "금리인하와 함께 신용공급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리레버리징(부채 재확대)을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정책은 적자 목표를 확대하고, 인프라 외에 부동산 부양까지 선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관세부과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약 10% 내외의 위안화 절하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정책대응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심화되고, 금융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는 것이 확인된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책대응이 실현됐을 때)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2~3분기가 소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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