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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탁꽁 조회 수: 21 PC모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거래 숨통이 막히면서 분양뿐 아니라, 입주도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천에 사는 김 모씨는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지금 사는 집을 내놓았지만 보러 오는 사람도 없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며 "잔금 대출을 계획하고 있긴 한데, 집이 안 팔리면 자금이 부족해 잔금을 맞추기 어려울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최근 전국 입주율 추이를 살펴보면 작년 11월 77.1%를 기록한 이후 올해 매월 소폭 오르내리며 하락세를 보이다 4월 69.6%까지 하락했다가 5월 78.7%로 반등했다.
일러스트=조선 DB
입주율은 조사했던 월부터 입주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분양 단지의 분양 가구 중 잔금을 낸 가구 수의 비중을 뜻한다. 저조한 입주율은 분양을 받아도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하지 못하거나 잔금을 못 내 입주하지 못한 가구가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 4월, 이 기관이 2017년 6월 입주율을 조사한 이래로 처음 전국 입주율이 70%선이 무너졌는데 한 달 만에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발표된 5월 지역별 입주율을 보면 서울은 89.5%인 반면 지방은 77%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부산·경상권은 67%, 제주권은 51.8%으로 절반을 겨우 넘었다. 반면, 광주·전라권(83.6%)과 대전·충청(81.1%), 인천·경기 (85.8%)는 입주율을 80%선까지 회복했고 강원권도 78%로 54%까지 떨어졌던 입주율이 크게 올랐다.
타 지역과 비교해 유독 경상권과 제주의 입주 사정이 좋지 않다. 1주택자의 경우 새 집에 들어가기 위해 기존 집을 팔아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도 않고, 세입자도 못 구하는 등 거래 순환이 안되다 보니 입주를 못하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 6만가구 중 5만가구가 지방에 있다"며 "주택 공급 물량은 쌓이는데 수요 유발은 쉽지 않아 미분양 감소 속도가 더딘 지방에서 입주율이 하락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거래 심리 차이도 크다. 서울은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 상승 심리로 거래를 일으키고 있는 반면, 지방은 집값 하락 심리로 거래 활기가 시들었다.
김은진 부동산 114리서치팀장은 "서울은 집값 바닥심리가 확산되고 있고 서울 지역은 공급이 부족해 향후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거래에 작용하고 있는 반면,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상당한데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도 늘어 당장 집을 구매를 하기보다는 대기하는 심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9월까지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1962가구다. 대출 규제가 핵심인 9.13 대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정부가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새 카드를 고심 중인만큼 앞으로도 당분간 거래량이나 입주율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대출 규제가 핵심인 9.13 대책 이후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재건축아파트 위주로 반등했으나 이런 움직임은 서울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당분간은 경기권과 지방의 입주율과 거래량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지윤 기자 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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