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사건은 병원이 25년 넘게 감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주사제를 나눠 맞혀 온 관행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사제 한 병을 환아 1인에게만 사용해야 하는데 환아들에게 나눠 주사하면서 치명적인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이자 주치의인 조수진 교수(45)와 전임 실장 박모 교수(54), 수간호사 ㄱ씨(41) 등 관리·감독자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한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심모 교수와 전공의 강모씨, 간호사 ㄴ·ㄷ씨 등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신생아들이 사망 전날 맞은 지질영양제 ‘스모프리피드’가 균에 감염됐으며, 균 감염은 간호사들이 주사제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균 감염이 이대목동병원의 위법한 관행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병원이 개원한 1993년부터 신생아 중환자실에 근무했던 박 교수는 개원 당시부터 지질영양제를 환아 1명당 일주일에 2병만 처방하면서 간호사들에게는 “매일 투여하라”고 지시했다. 간호사들은 매일 투여해야 하는 지질영양제가 일주일에 2병만 처방되자 한 병에 든 영양제를 여러 환아에게 나눠서 맞혔다.
이대목동병원은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을 준비하면서 인증 기준인 ‘처방과 투약의 일치’를 충족하기 위해 처방을 ‘환아 1인당 매일 1병씩’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관행은 고쳐지지 않았다. 관행은 ‘악습’을 낳았다. 간호사들은 5년여 전부터 주사제를 투여하기 몇 시간 전부터 미리 영양제를 나눠놓고 상온에 방치했다. 6년차 간호사 ㄴ씨와 1년차 간호사 ㄷ씨는 사건 전날 멸균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1시간30분 이른 시간에 주사제를 나눠 담는 등 간호지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