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문재인 대선후보의 유세에 힘을 보태는 가운데 '비문(비문재인)'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선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도왔고, 내부 진통과 갈등 끝에 선대위에 합류한 터라 문 후보 지원에 선뜻 나설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제 '문재인 지킴이'라 불릴 정도로 문 후보 지지를 호소 중이다. 여기에는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친문', '비문'을 떠나 야권의 지지자로부터 영원히 외면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경선 기간 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 세례를 받은 이들은 이제 응원 문자를 받으며 유세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 지사의 의원멘토단장이었던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이다.' 박 위원장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야권의 텃밭인 호남으로 내려가 마이크를 잡고 유세에 나섰다.
경선 기간 문 후보 측과 각을 세웠던 만큼 유기적 결합이 가능하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박 위원장은 JTBC 인터뷰에서 "'저 사람은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패권"이라고 말하며 문 후보를 도와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위원장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과 지지율 접전이 벌어진 호남에서 인지도를 무기로 스킨십을 늘려 적잖은 공을 세웠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비문계'의 대표 인사로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지원했던 이종걸 공동선대위원장의 활약도 눈에 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대선후보 토론에서 '북한이 주적인가'라는 물음에 문 후보가 "주적 규정은 국방부 일이지, 대통령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다른 후보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후보를 엄호했다. 이 위원장은 "국방부에 북한은 주적이지만 통일부에는 대화와 교류의 대상이고 외교부에는 비핵화와 6자 회담 파트너"라며 "이들의 의견을 듣고 대북 정책을 결정하는 대통령에게 북한은 주적일 수 없고 주적이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외에 대다수의 '비문계' 의원도 지역구에서 밤낮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돌며 유권자들을 상대로 유세를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비문계'로 문 후보 측이 전략적 차원에서 끌어안아야 하는 인사로 거론됐던 정성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몇 번 치렀지만 97년 대선 이후 최고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내 선거운동만큼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원장 말고도 선대위 내에서 직함을 맡은 의원들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안 지사를 돕다가 선대위 4차산업혁명추진위원장을 맡은 변재일 의원은 21일 당사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신성장 전문가 지지선언식에 문 후보와 추미애 대표의 이름이 적힌 파란색 점퍼를 입고 추 대표와 함께 참석해 지지를 당부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와 가까운 변 의원은 '추 대표 체제 후 상법 등 김 전 대표가 생각했던 개혁입법이 부정당했다'고 말해 추 대표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추 대표는 이날 언제 그랬냐는 듯 "제가 짝사랑하던 변재일 의원 손을 잡아보니 저만 짝사랑하는 게 아니라 이 분도 저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변 의원은 "맞습니다"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