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동현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에 대해 당내에서 사퇴론이 제기된 상황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요구로 의원총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유 후보의 대선 레이스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유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소속의원 16명으로부터 23일 오후 6시 의총 소집을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총 33명의 소속의원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6명의 의원이 의총 소집을 요구한 만큼 의총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당헌·당규에는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이틀 이내에 의총을 소집하게 돼 있다.
23일은 오후 8시부터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이 예정된 만큼 바른정당은 24일께 의총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요일인 23일은 현실적으로 의총 개최가 쉽지 않다"면서 "의총이 열리면 24일이나 25일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소속의원들은 의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구체적 안건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어서 의총에서 유 후보의 자진 사퇴를 비롯해 보수 또는 중도 후보 단일화 등 다양한 요구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유 후보는 당내 경선 절차를 거쳐 스스로 선출한 후보인 만큼 지지율이 낮아도 유 후보의 의견대로 완주해야 한다는 의견과 낮은 지지율에 뚜렷한 변화가 없어 사퇴나 후보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혼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에도 당내의 이런 기류가 수면위로 오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됐다.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인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29일(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지지율)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말해 유 후보 사퇴론에 불을 댕겼다.
이 의장은 사퇴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총을 열어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전날 열린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는 의총 소집 요구가 나왔다.
김재경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보수 후보 단일화가 시급하다"면서 "보수 후보를 자인하는 유승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물론이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단일화 논의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에 이견이 혼재돼있고, 특히 유 후보 측 인사들의 반발이 커 의총이 열리더라도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경선을 통해 스스로 뽑은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나 '반문(반문재인)'을 고리로 한 후보 단일화는 명분을 찾기 어렵고,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며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에서 탈당해 창당한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나마 바른정당을 지지했던 지지층도 떠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유 후보의 완주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선거에서 지더라도 '의미있는 싸움'을 통해 국민의 당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이것이 대선 이후 바른정당의 미래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당사자인 유 후보의 완주 의지가 워낙 강해 당내 갈등만 키우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홍 후보나 안 후보와의 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연대 불가론을 거듭 밝히고, 일각에서 제기된 후보 사퇴론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유 후보는 의총이 열리면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