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2011년 심리전단을 꾸려 여론 조작을 하기 앞서, 보수 민간단체 우익 청년들을 동원해 여론 공작을 벌여왔다. 한겨레 자료사진
국가정보원의 민간 비선 조직 ‘알파팀’의 리더 김성욱씨가 대표로 있는 우파단체 한국자유연합 설립에 국정원이 적극 개입하고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다음 카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느슨한 모임을 법인으로 격상해 진보인사 및 단체 비판이나 각종 시위에 좀 더 조직적으로 동원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알파팀에서 활동한 ㄱ씨가 <한겨레21>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김 대표는 2009년 3월 알파팀원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학교 측과 협의했다”며 “임의단체를 설립한 뒤 임의단체 명의로 매월 좌익추적 소식지(ex.매월 민보상위(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 인권위, 진중권, 강기갑 등 제재별 집중 비판 등)를 제작하면 용역 형태로 결제하기로 했다. 추후 임의 단체가 1인 시위, 기자회견 등 인력동원에 나설 때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학교’는 알파팀에서 사용한 국정원을 뜻하는 은어다.
알파팀 리더였던 김 대표는 이어 “일이 시작되면, 여러분들 각자에게 업무를 분장해 예전에 준하는 보상과 예전보다 더 보람차고 양성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선 급한 것은 임의단체 설립인데 아시아자유연합(Asian Liberty Union. ALU) 내지 한국자유연합(Kores Liberty Union. KLU)의 명칭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또 “좌익추적 소식지는 내가 해오던 일이니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어쨌든 급한 것은 임의단체 설립”이라고 단체설립을 거듭 강조·독려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08년 12월의 알파팀 내 전자우편을 보면, 애초 이들은 국정원에 ‘우파 청년 대학생 육성’ 등의 사업을 제안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3개월여만에 국정원이 단체를 설립해 ‘소식지’ 형태의 여론 공작 사업을 정례화할 것을 역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알파팀의 단체 설립 계획은 별도의 임의 단체 설립과 기존에 활동해왔던 우파 청년 모임인 ‘무한전진’의 법인화 두 축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이 대표로 있던 무한전진은 ‘노무현 탄핵 찬성’ 다음 카페 회원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우파 행동 단체로, 2004년 4대 악법 반대 집회와 2007년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집회 등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던 ‘청년 아스팔트 우파’의 원조격 단체다. 김 대표는 “무한전진을 법인화하는 사업도 진행 중인데 (새로 만드는 단체와) 같은 단체로 통합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김 대표와 알파팀은 무한전진의 회원승계를 통해 극우성향 기독교 청년단체 ‘한국자유연합’을 창설하고, 2010년 1월 사단법인으로 첫 공식행사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