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비트코인 선물’의 국내 거래를 금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셈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오후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증권사에 전달했다. 이에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준비하고 있던 일반투자자 대상 비트코인 선물 투자 세미나를 취소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유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생상품이 출시되면 현물 투자자들은 선물을 헷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돼 가상화폐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규제되니 아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을 포함해 가상화폐는 국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파생상품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 제4조10항에 따르면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통화 ▲농산물·축산물이나 이를 제조·가공한 일반상품 ▲신용위험 ▲자연·환경·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서 적정한 방법에 의해 가격·이자율·지표·단위 산출이나 평가가 가능한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가상화폐 기초 파생상품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투자자를 무리하게 모집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속해서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4일 "현재 가상화폐 거래는 '누군가 높게 사줄 것'이란 기대와 확신이 기반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가상화폐를 금융시장으로 보지 않고 있고 자금세탁, 탈세, 소비자 보호 등의 관점에서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관련 파생상품 규제 소식에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빗썸기준)은 6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전날보다 11.54% 오른 1554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네로와 제트캐시는 각각 전날보다 37%, 13% 상승했다.

한대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제도권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만 비트코인이 거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국 규제에도 시장이 영향을 거의 받지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