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무릎 꿇고 엎드려야 보이는 세상 있다
잔디밭에 쪼그려 앉아 놓친 실반지를 찾다가
우연히 마주친 작디작은 세상
새끼손톱만 한 꽃으로 꽃보다 작은 벌 날아와
보이지도 않는 입술을 꽃술 속에 박고는
마냥 꿀을 탐하고 있다
작은 것들이 식솔 거느리고
저희끼리 흔들리며 어깨를 기대며
낮은 세상 살고 있다
대대로 저리 낮게만 살아왔을 작은 족속들
꼿꼿이 머리 쳐들고 살 때는 보이지 않았다
큰 세상 이고 가는 작은 세상
작은 세상 품고 가는 큰 세상
균형이 세상을 이끌고 간다
- 권귀순 시집 『백년 만에 오시는 비』중
시, '균형'
그렇지요.
마음을 낮춰야 보이는 작은 것들입니다.
큰 것들만 동경하지만
작은 세상과 큰 세상이 균형을 이루며 가는 현실입니다.
작은 것에서 다시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