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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히라사와_유이 조회 수: 152 PC모드
[뉴스워커_이호정 기자] 남양유업(대표 이정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년 새 100억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 기업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는 터라 재고가 쌓이는 등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문제는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다시 악화되고 있어 해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란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836억 원으로 전년 965억 원 대비 13.4% 감소했다. 또 보유현금에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현금성자산 역시 같은 기간 1720억 원에서 1682억 원으로 2.2% 줄었다.
남양유업의 현금성자산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주력 제품이 분유의 수출길이 막힌 데다, 내수시장에서 연이어 터진 프랜차이즈 갑질 사건에 회자되며 판매 부진을 겪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51억 원)과 순이익(50억 원)은 2016년에 비해 각각 87.9%, 86.5% 급감했다.
문제는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다시 악화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는 이 회사의 현금창출능력만 봐도 알 수 있다. 남양유업의 상각전영업이익(EVITDA)은 2010년만 해도 92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대리점 밀어내기 등 갑질 파문이 터진 뒤 2013년 불매운동 영향으로 EVITDA가 45억 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후 상생협력 방안과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EVITDA가 2014년 150억 원, 2015년 611억 원, 2016년 1861억 원 순으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또다시 임신한 여직원 퇴사압박 등 이런저런 이슈에 휘말린 탓에 2016년보다 46% 감소한 428억 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악화되고 있다는 징후는 이뿐만이 아니다. 재고자산이 대폭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13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나 늘어났다. 남양유업이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제품의 재고는 같은 기간 697억 원으로 12.7% 감소했지만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는 502억 원으로 69.6% 급증했다. 원유 가격이 이 기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2016년 실적을 바탕으로 생산을 늘리기 위해 원재료를 대거 매입했으나 판매가 여의치 않아 재고가 쌓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고가 이처럼 쌓인 가운데 외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매출채권은 1625억 원으로 전년보다 4% 늘어난 반면 원재료 등을 외상으로 사들인 매입채무는 774억 원으로 15.9% 줄었다. 이렇다 보니 남양유업의 운전자본 역시 같은 기간 1861억 원에서 2167억 원으로 16.4% 증가했다. 또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면서 잉여이익금은 지난해 마이너스(-) 408억 원을 기록, 적자전환 됐다.
업계관계자는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사회적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한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며 “남양유업이 올해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어떤 결과를 낼지 업계에서는 관심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