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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귀비 조회 수: 19 PC모드
배달앱 인기로 ‘리뷰=매출’ 영향 커
댓글 관리에 자영업자들 골머리
리뷰수 조작 등 전문업체 등장도
전문가 “소비자·자영업자 다 자성”
최근 인터넷에서 한 피자집 사장이 음식배달앱에 올린 욕설 리뷰가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업체의 피자를 시켜 먹은 사용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음식이다’는 리뷰를 달면서 5점 만점에 1점을 줬더니, 피자집 사장이 “이번 생은 그대와 그대의 가정에 저주가 함께하길”이라는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욕설을 단 것이다.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며 분노했다. 결국 사장은 하루 만에 ‘진실된 사과가 전달 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겠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최근 배달앱이 인기를 끌면서 이용자들의 후기를 담은 리뷰란이 ‘전쟁터’가 되고 있다. 피자집 사장 사례처럼 직접 욕설을 다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댓글 관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 직접 만나본 자영업자들은 “손님에게 욕설을 하는 것은 무조건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일부 악플 다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배달앱 댓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자영업자 애증의 대상 ‘배달앱’=식당 자영업자들에게 배달앱은 ‘애증관계’였다. 앱 이용자가 늘수록 손쉽게 고객들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배달앱 의존도가 심해질수록 소비자의 ‘리뷰’를 관리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가 되기 때문이다. 리뷰 수가 많거나 평가가 좋은 순서대로 상위에 노출되는 시스템상 리뷰는 곧 매출이었다. 음식보다 리뷰에 목숨을 거는 주객전도 현상까지 나타났다. 서울 종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64) 씨는 “음식맛이 비슷비슷하다면 손님들은 리뷰 수가 많은 곳으로 간다”며 “하루종일 휴대폰으로 댓글을 보고 댓글에 또 답을 하는 ‘대댓글’을 다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왜 배달앱 이용을 시작했는가’라는 질문에 ‘타 업체와의 경쟁 등 영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입했다’는 답변이 43.5%를 차지한다.
또 자영업자들이 배달앱에 소비하고 싶은 적정 비용은 20만원이지만, 실제 배달앱 서비스 전체 지출 비용은 월 평균 83만 9000원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자영업자들은 배달앱을 놓을 수 없다. 배달앱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리뷰는 ‘생명줄’이었다.
▶조작 업체·먹튀 소비자도 등장=사장들의 고충을 파고 들어 배달앱 리뷰를 조작해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아무리 광고비를 들여 배달앱 상위권에 노출해도 리뷰수가 적으면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 의도적으로 리뷰를 늘리는 것이다.
반대로 사장들은 고객들의 악플 지우기에도 나선다. 짠 평점을 준 소비자에게 전화를 해 리뷰를 내려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대학생 유모(25) 씨는 “배달앱으로 피자를 주문했는데 눅눅한 피자가 와서 별점을 낮게 줬더니 업체에서 연락이 와서 삭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리뷰 내용 및 별점을 ‘기한 없이’ 소비자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다보니 이를 악용해 갑질하는 손님들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리뷰를 쓰면 가격할인을 해주는 리뷰 이벤트 먹튀 손님이다. 노량진 자영업자 김모(41) 씨는 “일주일에 치킨 두 마리 정도 꾸준히 주문하던 20대 여성이 ‘다른 양념을 더 달라, 무를 더 달라, 음료를 달라’ 등의 요구를 계속해서 부담이 된다”며 “리뷰 이벤트를 그만둘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앱 리뷰 악용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플랫폼 업체, 업주, 소비자 모두의 자성을 촉구했다. 서강대 경영학과 임채운 교수는 “편법을 쓰는 소비자와 조작하는 업주가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리뷰를 조작한 업주가 살아남는 역선택의 문제가 시장에 생긴다. 결국은 플랫폼 업체가 규칙을 만들어야 시장이 잘 굴러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임은경 소비자단체 협의회 사무총장은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위해선 본인 사업에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며 “정상적인 신뢰기반의 시장을 위해선 소비자도 자영업자도 배달 플랫폼도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희ㆍ김용재 인턴기자/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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