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학교에서 내준 숙제의 진도가 잘 안 나가자, 자기는 하는 일마다 모두 엉망이 돼버린다며 투덜거렸다.
“어쩌면 그런 실패에서 뭔가 배울 수도 있겠지.” 아버지가 말했다. 하지만 브리다는 그렇지 않다며, 애초에 잘못된 방법으로 일을 시작해버렸으니 이제는 방법이 없다고 우겼다.
아버지는 그녀의 손을 잡고, 주로 할머니가 텔레비전을 보는 거실로 데리고 갔다. 거기에는 커다란 골동품 괘종시계가 걸려 있었다. 그 시계는 부속품이 없어 몇 년 전부터 멈춰 있었다.
“얘야, 이 세상에 완전히 잘못된 건 없단다.” 아버지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멈춰서 있는 시계조차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이 맞잖니.”
-《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문학동네
“멈춰서 있는 시계조차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이 맞잖니.”라는 구절을 읽는 순간, 어떤 감정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마음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에서 '마을'을 '마울'이라고 썼다가 90점을 받고 펑펑 울었던 일, 중학교 시절 단짝 친구보다 시험 성적이 낮아 속상해 했던 일,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세상이 끝나기라도 할 것처럼 걱정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죠. 왜 저는 100점 만점에 꼭 100점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몇 개쯤 틀려도 잘못된 게 아니고, 세상에는 100% 완벽한 것도 100% 잘못된 것도 없는데 말이죠.
고장난 시계조차 하루에 두 번은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잖아요.
지금은 자신이 다소 부족하고,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겠지요?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한 길, 원하지 않았지만 현재 가고 있는 길이 있더라도 '브리다'처럼 모두 엉망이 돼버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어쩌면 그 길에서 혹은 그 잘못된 점에서 더 큰 인생의 나침반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늘 하루, 딱 두 번이라도 행복함에 활짝 미소 지으시길….
글 《웃음꽃》 임주하 기자
감사합니다.....위안이 되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