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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부정 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이석채 전 KT 회장이 '김성태 의원이 KT를 위해 열심히 돕고 있다'며 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이 전 회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12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성태 의원의 강한 반대 덕분에 자신의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며 김 의원의 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 회장의 증인 채택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여당 간사였던 김 의원은 당론이라며 강력히 반대한 것입니다. 

이에 이 전 회장은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저렇게 열심히 돕고 있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진행되고 있던 2012년 KT 하반기 공채는 이미 서류 합격자 발표가 난 뒤여서 김 의원의 딸은 지원이 불가능했던 상태였지만, 이 전 회장의 지시로 서류 합격자만 치르는 인성검사를 거쳐 81대 1의 경쟁률과 상관 없이 정규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김 의원 딸의 부정 채용 과정과 관련해 김 의원에게 부정처사 후 수뢰죄나 제3자 뇌물죄 등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성태 의원은 해당 의혹에 대해 "당시 이 전 회장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정감사 관련 법에 따라 증인 채택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부정 채용 의혹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한편, 이석채 전 회장에게 채용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 11명의 명단도 모두 드러났습니다. 

먼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모두 4명으로 김 의원과 허범도 전 한나라당 의원은 자녀의 채용을, 김희정 전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은 지인이나 친척의 채용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청탁자들 가운데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고위 공직자 출신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석채 전 회장은 김영삼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과 경제수석을 지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 배재욱 변호사는 자신의 조카에 대한 청탁을 부탁했고, 전 안기부 고위 간부 출신으로 추정되는 임 모 씨는 지인 자녀의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번 수사 책임자인 서울 남부지검장의 장인이자,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손진곤 변호사는 처조카의 채용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외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은 딸의 채용을, 정 모 전 KT 노조위원장은 지인두 명의 채용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고, 청탁자 가운데 한 명은 이미 작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유력인사들이 청탁한 지원자들은 kt의 채용과정에서 이른바 '관심지원자'로 불리며 별도로 관리됐고, 이들은 서류와 인적성 검사,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으로 이뤄진 각각의 채용 단계에서 불합격했더라도,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있은 뒤에는 합격으로 점수가 조작돼 결국 KT 정규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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