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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검찰 수사 한앤컴퍼니 대신 MBK-우리은행 우선협상대상 선정
‘롯데카드 인수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우선협상대상자 명단에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탈락하고,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MBK컨소시엄)이 새로 등장했다. 한앤컴퍼니 최고경영자(CEO)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상황이 롯데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계에서는 “향후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인수·합병(M&A)에 나서면 카드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카드(업계 6위)와 롯데카드가 합치면 업계 3위로 훌쩍 뛰어오르게 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1월 지주회사 체제 부활 이후 ‘비(非)은행 분야 강화’를 선언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21일 “MBK컨소시엄을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구체적 협상 조건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3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었다. 한앤컴퍼니는 1조4000억원대(롯데카드 지분 80% 기준) 인수금액과 롯데카드 고용 유지, 롯데그룹의 이사회 참여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한앤컴퍼니의 ‘깜짝 선전’에 유력 후보였던 MBK컨소시엄, 하나금융그룹 등은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의 ‘검찰 조사’ 논란이 불거지며 기류가 달라졌다. KT 새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지난 3월 황창규 KT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도 제기했다. 2016년 KT와 그 종속기업인 나스미디어가 한앤컴퍼니의 온라인 광고대행사 엔서치마케팅을 공정가치보다 424억원 비싼 600억원에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한앤컴퍼니가 초과이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지난 8일 참고인 조사를 시작했다.

한 대표에 대한 사법 판단이 확정될 때까지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중단된다. 반면 롯데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를 팔아야 한다. 이런 틈새를 MBK컨소시엄이 공략했다. ‘수정 제안서’를 제출하며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인수금액을 더 높이고 직원 고용 유지 등의 부대조건도 덧붙였다.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라는) 돌출 변수가 생긴 상황에서 MBK컨소시엄이 달라진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시선은 ‘롯데카드 매각 이후’로 쏠리고 있다. 현재 매각 구도는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98.7%) 가운데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60%, 우리은행이 20%를 인수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단순한 ‘지분 투자’”라고 선을 긋는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선 우리금융이 향후 롯데카드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롯데카드 고객은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 고객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직장인 고객이 대다수인 우리카드와 고객층이 다르다.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카드 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강점도 지닌다. 동남아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는 우리금융으로서는 ‘맞춤형 매물’인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영업에서 은행과 카드사가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금융이 내년에 자산위험도 평가 방식에서 내부등급법을 적용받게 된다면 M&A에 쓸 수 있는 ‘실탄’은 7조원 가량이다. 몇 년 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지분을 매각하려 할 때 유력한 인수자로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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