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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노래
낮은 안개가 산허리 감아 돌고
흩어지는 기억 모으려 차가운 바람 밀어내는
낙엽의 울음이 굽이굽이 산골 물에 흩어지고,
발가벗은 나무 흔적마다
지혜로운 웃음이 알알이 박혀 피워낸
들꽃의 향기를 이제야 맡아보는 우리,
살풋한 그 향기에 마음을 기댄 체
잔잔한 꽃의 일생을 알기까지
여기, 늦가을에 와서야 안쓰러운 것은,
찬란한 빛과 모진 비바람의 애환을
송두리째 받아넘긴
소중한 인내를 이해하고부터다.
그러므로 우리 오늘에 와서
발가벗어 의젓한 나무와 가는 허리 하늘대는 들꽃,
너희들을 위해 어찌,
슬픈 위안의 노래를 목청껏 부르지 않으랴?
- 박종영님 '낙엽의 노래'
낙엽은 고귀한 겁니다. 그 안에 희노애락이 보석 같은 색깔로 촘촘히 박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