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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취
바람 속을 걸어온 사람에게선
바람 냄새가 나고
꽃을 보고 걸어온 사람에게선
꽃 향기가 난다
가시밭길을 걸어도
꽃을 보고 걸으면 꽃길이다
맛난 나물만 탐했을 뿐
꽃을 본 적 아득하여
도무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던
각시취
뒤늦게
식물도감 펴놓고
반성문을 쓰는 내 손끝에서
각시취 냄새가 났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
각시취 : 국화과의 두해살이풀로 산지의 양지 바른 풀밭에 자라며 8~10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자주색 꽃이 핀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으며 흰색꽃이 피는 흰 각시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