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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가 돋는 치통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알기도 전에 철없는 육체만 성숙해지고.
그래서 떠밀리듯 세상으로 내몰린 기억이 있습니다.
삶은 그런 것이어서 내가 원하지 않던, 원하던 상관 않고
그저 시류에 나를 맡기게 합니다.
관습 혹은 타성에 맡기는 일도 그렇습니다.
그것이 인생이라지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가 부어오르는 아픔에 울어야만 하는지요.
마치 사랑니가 돋는 치통처럼.
처음 이별이란 걸 해보았습니다.
그때, 사랑니가 돋으면서 몸도 마음도 왜 그리 아프던지요.
친구들은 한창 좋을 때 아픔은 치통과 함께 왔습니다.
지금도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다보면
그때의 기억이 솟으며 눈물이 찔끔 납니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그런 아픔을 겪었기에 깊은 표정을 짓고, 남의 아픔도 이해할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듯 단조로운 시간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루한 구면의 시간을
삶의 진리로 향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기쁨은 물론 아픔과 상처 또한
따스하게 감싸 안아 곰삭히는 것이지요.
- 최연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