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집 밖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새댁으로 불리다가
아무개 엄마로 불리다가
마흔 넘어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아무도 불러주지 않던
내 이름을 동네방네 부르는 그녀는 누굴까
창밖을 보았다
연분홍 원피스를 입은 그녀가 길거리에 서있다
손을 흔들며 아는 척을 한다
눈이 마주치자 가슴이 출렁거려
서로 바라만 보다, 무안하게 배시시 웃다가
하얀 박동이
뛴다
쏙 들어간 허리를 안자
바람이 틀어놓은 음악에 맞춰 탱고 춤추는 가냘픈,
그녀의 직업은 가을 댄서다
짧은 치마에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엉덩이를 비비 꼬니 행인의 눈이 붉어 가을이다
그녀, 황토 빛 마을 코스모스 간판을 걸고
호객행위 중이다
- 양현주, 시. '가을 풍경'
들녘이 흔들립니다.
허리 가는 코스모스가 부릅니다.
그 흔들림이 싫지 않아
마음이 절로 가을 풍경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맘껏 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