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센던스’가 그리는 미래...생각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시대 도래[보안뉴스= 한승호 주무관, 사이버개념연구회2.0/국군사이버사령부]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서 기계를 직접 조작하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를 두고 ‘BCI(Brain-Computer Interface)’라고 한다. 현재 각국에서 연구 중인 BCI는 마음을 읽는 기적의 장치는 아니다. 뇌파나 뇌세포의 전기적인 신호를 읽어서 그 중 특정 패턴을 입력신호화를 하는 것으로 일종의 미래 입력장치에 대한 연구라고 볼 수 있겠다.
▲ 영화 ‘트랜센던스’ 포스터(좌), 삽화제작 : 임재준 해군 상병(우)
공상과학소설에서 보았던 ‘텔레파시’의 시대가 다가올 수 있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의 개념에다가 생각만으로 무엇인가를 움직이게 하는 기술인 BCI의 개념을 덧입혀 보자. 앞으로 BCI 기술이 발전을 거듭한다면,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직접적인 연결에 대한 연구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은 컴퓨터 없이 생각만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음을 뜻한다. 구글의 기술이사이며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자신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 :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The Singularity Is Near :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을 통해 2030년경에는 인간의 뇌가 클라우드와 연결되는 ‘브레인넷’이 실현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초끈이론과 평행우주론으로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미치오 카쿠(Michio Kaku) 역시 인터넷 다음 시대는 브레인넷의 시대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사이버공간의 개념이 전기적 신호를 통해 이루어지는 가상의 공간이었다면, 브레인넷의 시대에서 사이버공간은 실존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영화 ‘트랜센던스’를 통해 사이버 세상의 확장을 이해할 수 있다2014년에 개봉한 영화 ‘트랜센던스’는 영화 제목이 초월(Transcendence)인 것처럼, 텔레파시에 의해 구성되는 ‘초월적 네트워크’에 대해 그리고 있고, 주인공의 의식을 데이터화해 컴퓨터 시스템에 이식한다는 줄거리이다.
영화에서 이 시스템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전 세계의 컴퓨팅 자원을 가지고 ‘초월적인’ 신과 같은 존재가 된다. 스스로를 패치하고, 버전업하면서 강력한 시스템으로 거듭나기를 수회,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나노기술로 자신의 육체까지 생성시키기까지 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컴퓨터에 이식된 주인공의 의식이 네트워킹에 성공하자 급속도로 진화를 거듭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화의 끝은 결국, 인간을 초월해 버린다.
또한 영화에서 나타나는 ‘초월적’ 네트워크는 생각만으로 각 에이전트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른바 ‘브레인넷’이라고 불리는 초월적 네트워크의 사이버 세상은 과연 인간에게 어떠한 생활방식을 가져오게 할까? 만약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사고가 났다고 가정해보자.
▲ 한승호 주무관
사이버개념연구회 2.0/ 국군사이버사령부
흔히 이야기 하고 있는 ‘AI(인공지능)기반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와는 또 다른 이야기다. 먼저 이 경우 현행법상 미수인지 기수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의 법체계는 머릿속의 생각을 ‘행위’로 보지 않는데, 현행법상 실행 행위가 없으면 ‘결과’가 없으므로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경우 사고가 났더라도 사고를 인정할 수 없는 법적오류에 빠지게 된다. 생각만으로 특정 디바이스를 작동시킬 수 있는 시대가 된다면, 인간의 행위를 규정하는 법체계 전체를 손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의 생활방식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또한, 단순히 생각뿐이었는데 자꾸만 실행이 되어버린다면, 그것만큼 불편한 일이 없을 것이다. 기술이 오히려 자유로운 생각을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브레인넷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영화 ‘트랜센던스’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생각을 기계로 전송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보안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뇌끼리 직접 연결된 ‘초월적’ 네트워크의 경우, 전송 데이터를 중간에서 감청하거나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요소가 있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에 의해 의식을 지배당한 사람들이 에이전트로 활용되어 일회용품처럼 취급되는 묘사가 있었다. 자의식이 임의로 변경된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보다 더 나아가서 만약 브레인넷의 시대에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컨트롤되지 않는다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것이다. 최신 의족 또는 의수 장치를 착용한 군인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살상을 자행할 수도 있다. 때문에 ‘초월적 네트워크’ 즉 브레인넷의 보안에 대한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글_ 한승호 주무관, 사이버개념연구회 2.0 / 국군사이버사령부]
출처: 보안뉴스
트랜센던스 재미있게 봤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