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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순대랠라 조회 수: 36 PC모드
윤한덕 센터장 별세, 이국종 교수 눈물 흘린 이유
세상 이야기 2019.02.07 07:38
이러다가는 큰일나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종영된 대화의 희열 마지막 편에 출연한 이국종 교수가 방송을 하고 있는 중간에 병원에서 사인이 내려오자 바로 양해를 구하고 병원으로 달려가서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물론 이국종 교수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이국종 교수가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 헌신하는 의료진들에게 몰리는 과부하는 그 의료진들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헌신하는 의료진은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별세하셨습니다.
이국종 교수와 마찬가지로 윤한덕 센터장 또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넘어서서 몸과 정신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과로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망치는 것을 무릎쓰도록 그냥 열심히 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한 것뿐입니다. 윤한덕 센터장은 국내 응급의료 분야를 6년간 진두지휘하며 응급환자 전용 헬기인 닥터헬기 도입 등을 주도하였습니다. 즉 윤한덕 센터장은 환자를 돌보는데 있어서 그들을 의료적인 서비스로 돕는 것을 넘어서서 행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던 분입니다.
그러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전날인 4일 병원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설 명절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퇴근을 미루고 초과근로를 하다가 과로사한 것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진료시간 이후에 찾아온 정신질환자를 돌보려다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이어 환자에게 헌신한 또 한 명의 의료인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것입니다. 그 혼자만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의료 인재가 없는 것입니다.
이는 의료인들의 문제라기보다는 - 없는 것은 아니지만 - 의료인들이 그렇게 헌신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윤한덕 센터장의 죽음은 사회에 다시 한 번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정비가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시스템이 정비가 되지 않고서는 즉 시스템의 기반이 완벽하게 되지 않고서는 결국 사람을 갈아넣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윤한덕 센터장은 4일 오후 6시경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행정동 2층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검안의는 ‘급성 심정지 즉 심장마비라는 1차 검안 소견을 내놓았습니다. 이국종 교수는 그의 책 골든아워에서 윤한덕 센터장에 대한 애뜻한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깨죽지가 떨어져나가는 것만큼 그의 죽음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윤한덕 센터장의 죽음은 이국종 교수에게 충격이기도 하였거니와 아픔이기도 한 것입니다.
윤한덕 센터장이 맡아야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상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국내 응급의료 인력과 시설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으로, 특히 명절에 업무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대형 교통사고로 환자가 한곳에 몰려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전국 응급실 532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의 병상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서 윤한덕 센터장은 별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사람을 갈아넣는 현재의 시스템 안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https://cardinal-duc.tistory.com/63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