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30분 단식' 비판에 나경원 "의원들 바빠서..."
민주당 "릴레이 아닌 딜레이 단식...가짜 단식 중단하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당의 릴레이 단식농성에 대해 조롱과 비난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은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제기된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에 반대하며 지난 24일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릴레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의원들이 돌아가며 오전 9시에서 오후 2시30분,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8시로 '5시간 30분씩 교대'로 단식을 하자 '웰빙 단식'이라며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다.
나경원 "'웰빙단식' 농성 비판 유감"
나 원내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유한국당은 왜 릴레이 농성을 시작했는가"라고 물은 뒤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 강행으로 국정 난맥의 마침표를 찍은 문재인 정권에 경고하기 위해 2월 일정을 보이콧 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들은 릴레이 농성을 통해 '방탄 국회'의 실상을 알리고자 한다"며 "일부 언론으로부터 '웰빙 단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단식이라는 용어로 릴레이 농성의 진정성이 의심 받게 된 것을 원내대표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원래는 한 분이 종일 단식을 하는 형식을 하려다 의원들이 지금 가장 바쁠 때이므로 취지는 같이 하면서 2개 조로 나눴다"고 '5시간 30분 단식'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선관위 상임위원으로 민주당 대선특보 출신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조해주 상임위원을 임명한 것에 대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공공연히 떠벌리고 있는 20년 집권 시나리오의 완성"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은 국민과 국회는 안중에도 없다. 오직 정권 이익만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독립 운동하는 심정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원내대표에 출마했다"며 "자유한국당은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정 "나경원 해명이 더 가관"
한편,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유감 표명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의 단식 농성에 '세끼 챙겨먹는 단식도 있느냐', '이런 건 웰빙 단식이다', '릴레이가 아니라 딜레이 단식이다' 등 조롱 섞인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며 "해명은 더 가관"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의원들의 바쁜 일정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명에 대해 "국회 보이콧으로 국회의원 본연의 책무를 외면하고, 모든 의정활동 내팽개친 그들은 도대체 무슨 일로 바쁜가"라며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전당대회 당권경쟁, 내년에 있을 선거 욕심에만 몰두하는 그들의 가짜단식, 가짜농성에 표를 줄 국민은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조속히 복귀해 국민중심, 정책중심 국회일정에 힘을 모으는 것이 민심과 표를 얻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해주 위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끝내 무산되자, 지난 24일 조해주 위원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