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가족운영 대학에 정부지원 확대 관여 의혹
작년 국회예결위 野간사 활동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로 활동하며 일가가 운영하는 대학 관련 예산 지원 확대에 간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혜원 의원 사태로 국회의원 이해상충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공적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해 11월 2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7차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 참석해 교육부가 지난해 8월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통해 지정한 30개 역량강화대학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의원은 한국당 예결위 간사였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장 의원은 박백범 교육부 차관에게 "역량강화대학은 자율대학으로 살린다면서요. 살리는 겁니까, 죽이는 겁니까"라며 "(역량강화대학 30곳 중 지원을 받지 못하는) 18개 대학은 어떻게 할거냐. (예산결산) 소소위까지 조정해 와라"고 말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줄어드는 입학 인구에 대비해 대학 수를 줄이기 위해 진행하는 평가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총 30개 역량강화대학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는 장 의원 형 장제국 씨가 총장으로 있고, 장 의원 가족이 운영하는 동서대학교도 포함됐다. 역량강화대학에 속한 4년제 대학은 정원을 10% 감축하는 등 자활 방안을 만들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소소위는 여야 간사 3인 합의로 예산안 부대의견에 "교육부는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 따른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 간 지원 수준 차이를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조항을 담았다.
정원 감축을 실시하는 등 자구안을 마련한 12개 대학에 대한 지원금을 더 늘리라는 것이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를 토대로 지난 8일 발표한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시안)을 통해 12개 역량강화대학에 1개 대학당 지원금을 종전 19억원에서 평균 23억원으로 약 4억원 상향했다.
결국 일가가 운영하는 대학이 역량강화대학에 선정돼 정원을 감축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장 의원이 지원 강화를 주장했다는 지적이다.
장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역량강화대학 지원은) 전체 대학에 대한 정책적 방향을 얘기한 것"이라며 "역량강화대학에 지방 대학 많이 들어가서 지방 대학 고사라는 말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동서대도 필요한 예산이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 부탁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동서대 하나 때문에 (역량강화대학에 대한) 얘기를 못하면 많은 대학에서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윤리 규범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달 국회 윤리법(가칭) 제정안을 발의한다. 국회의원 비위 행위를 국회 내 독립기구가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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