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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들을 손으로 만져보고, 은유들을 쓰다듬어보고,
구두점들을 문질러보고, 동사들의 맥을 짚어보고,
형용사를 엄지와 검지로 집어들어 보고,
한 문장 전체를 애무해본다는 것은 얼마나 공감이 가는 행동인가.
한 권의 책이 마치 내 무릎 위에 엎드려서 갸르릉거리는,
그래서 내가 주의 깊은 애정을 다하여 두 손으로 쓰다듬게 되는
한 마리의 작은 고양이와 흡사한 그 무엇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얼마나 큰 공감을 갖는가.
- 미셸 트루니에, 산문집 '짧은 글 긴 침묵' 중에서
내가 쉽게 책을 읽을 때
점자를 읽는 이들.
그들의 노고와 세심함에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내가 글씨가 작아 안 보인다고 푸념할 때
그들은 온 신경을 손에 집중해 책을 읽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를 쓰다듬듯 애정을 다해 읽기.
그 정성스러움처럼, 나는 오늘도 사물을 대하고자 합니다.
새삼 건강하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생각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