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목차도 없이 어스름이 깔린다
내가 읽을 수 없는 글자로 가득한 삶
매일 불던 바람이 안으로 빗장을 걸었다
낮에 빛나고 밤에 고요한 과오의 몽타주
달빛이 열어놓은 서랍에는 지나간 생을 비추는
거울이 있다
- 김성희, 시 '참회의 방식' 부분 -
지나간 시간을 거울처럼 가만 들여다보면
왜 그리 얼굴 붉어지는 것들이 많은지요.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야 읽히고
패기라고 믿었던 것들이
객기로 다가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러나 이미 알고 그런 것은 아니었으니
부끄러워 말자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지금도 모르고 저지르는 것들이
어느 훗날에 또 얼굴을 붉히게 만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