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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귀비 조회 수: 98 PC모드
2020년대 한반도 상공을 수호할 우리 군의 항공전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UH-1H 헬기나 F-4E 전투기 등과 같은 항공기들이 서서히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F-35A를 비롯한 첨단 항공기들이 전력화 채비를 갖추고 있다.
1950년 6.25 전쟁 발발 이래 우리 군의 항공전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미국의 지원으로 확보한 F-51 전투기로 북한 지역을 공습했던 공군은 1960년대 F-4 전투기를 도입, 주변국에 대한 견제 및 장거리 공중전 능력을 가진 전략공군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국내에 반입되고 있는 F-35A 스텔스 전투기는 F-4를 처음 도입했을 때처럼 공군의 전략적 억제 능력을 한층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신형 무기를 도입한다고 해서 전력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면밀하게 연구하지 않으면 예산만 낭비하는 격이다. 특히 육군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과 기존 항공전력간의 충돌 문제를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軍, 신형 항공기 잇따라 선보여
지난 15일 충북 청주 공군기지. 수직 꼬리날개에 각각 ‘007’, ‘008’이라는 번호가 찍힌 전투기 2대가 착륙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를 출발해 수천㎞를 날아 한반도에 도착한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2021년까지 40대가 전력화될 예정인 F-35A가 국내에 반입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 29일 한국에 도착한 첫 인도분 2대는 훈련에 투입되고 있다. 공군은 매달 F-35A를 인도받아 올해 말까지 10여대를 전력화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인도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의 반발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북한 외무성은 11일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보이지 않는 살인무기라고도 불리는 F-35A의 반입이 지역에서 주변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보장하며 특히 조선반도 유사시 북침의 대문을 열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남조선 당국은 상대방을 겨냥한 무력증강을 전면중지할 데 대해 명백히 규제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에 정면도전했다”고 비판했다.
공군은 오는 10월 공군 창군 70주년에 맞춰 F-35A 전력화 행사를 개최하거나 같은달 15~20일 열릴 예정인 서울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F-35A를 선보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이르면 9월부터 국내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20㎞ 상공에서도 최대 36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는 글로벌호크는 첨단 감시장비를 탑재,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휴전선 일대에서 비행을 하면서 200~300㎞ 떨어진 북한 내륙지역 감시가 가능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차량(TEL)이나 장사정포의 움직임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평가다.
육군 항공전력도 개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중인 소형무장헬기(LAH) 시제 1호기가 4일 초도비행에 성공했다. 이날 경남 사천시 KAI 본사에서 약 20분간 진행된 초도비행에서 LAH는 비행 조종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LAH는 본격적인 비행시험 단계로 진입하게 됐다. KAI는 2022년 하반기까지 LAH의 비행 성능과 무장 운용능력을 입증하는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초도시험평가 기간에는 무장을 한 상태에서 비행 속도, 상승 고도, 제자리 비행 고도 등을 점검한 뒤 초도 양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공대지미사일, 기관총, 로켓탄 등 무장 운용능력을 입증하는 후속 시험평가를 거쳐 2022년 11월 체계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수리온 헬기 100여대가 육군에 인도된 상황에서 LAH 전력화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노후화가 심각해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어왔던 UH-1H와 500MD는 조만간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효과적인 운용방안 없으면 ‘무용지물’
F-35A와 글로벌호크, 소형무장헬기(LAH)를 포함한 신형 항공기들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들 항공기가 우리 군의 전력을 대폭 강화시킬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처럼, 각각의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제대로 계획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F-35A는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바탕으로 적 방공망을 회피해 핵심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 공군과는 달리 보유량이 4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F-35A를 북한 내륙지역 타격에 투입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스텔스는 ‘투명망토’가 아닌, 적 레이더에 탐지되는 면적을 줄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면 F-35A도 탐지될 가능성이 있다.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F-35A를 제공권 장악에 투입하고 지상타격은 사거리 500㎞의 타우러스(TAURUS)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탑재한 F-15K 등에 맡기는 등의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다. 한 대의 유인 전투기가 다수의 무인기를 통제해 작전을 진행하는 개념이 등장하는 상황에 맞춰 F-35A를 무인기 통제용으로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F-35A의 무장 강화도 거론된다. F-35A에 탑재되는 무장은 F-15K나 KF-16에 장착하는 무장과 큰 차이가 없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공대공 무기를 탑재해 공중전 능력을 강화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한 대목이다.
육군의 경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중점적으로 추진중인 드론봇(드론+로봇) 전투체계와 충돌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LAH나 수리온 헬기는 저공으로 비행하며 적 지상군을 타격하거나 병력 또는 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드론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8월 영국에서는 응급환자 후송 헬기가 간발의 차로 드론과의 충돌을 피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응급환자 후송 헬기는 윌리엄 왕세손이 조종하는 헬기였으나 사고 당일 윌리엄 왕세손 대신 다른 조종사가 조종을 맡았다. 지난해 2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조종 교관과 학생이 몰던 헬기가 갑작스레 나타난 드론을 피하려다 나무에 충돌한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 육군도 드론봇 전투체계를 전력화할 경우 수백대의 드론이 비행을 하게 된다. 저고도에서 드론과 헬기가 함께 비행하면 충돌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하려면 지상에서 드론과 헬기의 움직임을 통제할 관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항공교통통제 임무를 수십년 동안 수행해온 공군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기술적, 재정적 문제도 적지 않아 육군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드론으로부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