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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 강연 -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
아마존의 혁신 비법
조직, 최대한 작은 단위로 쪼개
작은 혁신부터 차곡차곡 쌓아야
실패 독려 '실험실 문화'도 장점[ 김주완 기자 ] “기업을 혁신하고 싶다면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하세요. 작은 혁신들이 쌓이면 혁신은 기업문화로 자리잡게 됩니다.”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9’ 기조연설에서 “혁신을 위한 혁신으로는 기업이 거듭날 수 없다”며 “작은 것이라도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겔스는 2005년부터 CTO를 맡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기술혁신을 이끌고 있다.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세계 1위 클라우드업체로 성장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날 ‘인간 중심의 컴퓨팅 시대’라는 주제로 연설하면서 아마존의 혁신비결을 소개했다.
○“큰 실패도 독려”
아마존은 조직을 최대한 작은 단위(스몰팀)로 쪼갰다. 중앙 집중식 조직구조로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보겔스 CTO는 “다양한 스몰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스스로 혁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는 소비자에게 신발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과 도서 맞춤형 추천 AI 서비스가 다르다. 각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스몰팀들이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것은 특유의 ‘실험실 문화’ 덕분이다. 보겔스 CTO는 “아마존은 직원들이 실패해도 무언가 계속 시도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이런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기에 일종의 ‘톱 다운(하향식)’ 방식의 혁신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크게 실패할 각오가 없다면 작은 바늘을 움직일 정도의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9' 참석자들이 행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유광수 한국세라믹기술원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윤혜온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박미경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기계에서 인간 중심으로
아마존이 그동안 내놓은 제품과 서비스가 모두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파이어폰)의 실패가 대표적이다. 보겔스 CTO는 “실험은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도전”이라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도 실패를 받아들이는 기업 문화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제조업처럼 효율성과 비용만 따지면 혁신을 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향방에 대해서는 더 인간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 기기를 다룰 때 주로 이용하던 키보드, 마우스 등은 기계 중심적이었다. 보겔스 CTO는 “컴퓨터에 맞추는 방식은 인간에게는 자연스럽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IT 발달로 음성 명령으로 대화하듯 인간에게 맞는 방식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은 자사의 AI 비서인 알렉사가 적용된 스피커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대했다. 현대자동차에서도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냉장고에도 알렉사가 탑재됐다.
그는 “중국의 한자처럼 손으로 입력하기 어려운 언어 같은 경우 음성 인식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필수
벼 품종 등을 연구하는 세계적 농업연구기관인 국제미작연구소(IRRI)도 알렉사를 이용하고 있다. 보겔스 CTO는 “컴퓨터가 없는 필리핀 시골에서 농부들이 전화기로 농사 규모 등을 알려주면 알렉사가 바로 음성 인식으로 내용을 파악하고 관련 AI가 분석해 필요한 비료량 등 최적의 방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보겔스 CTO는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바탕인 클라우드 도입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돈이 많은 기업만 IT를 혁신에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클라우드로 누구나 고성능의 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클라우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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