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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촌년 10만원?

작성자: 종남사랑 조회 수: 188 PC모드


여자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 아들을 키워낸 노모는

밥을 한끼 굶어도 배가 부른 것 같았고,
잠을 청하다가도 아들 생각에
가슴 뿌듯함과 오뉴월 폭염의
힘든 농사일에도 흥겨운 콧노래가 나는등 세상을 다 얻은 듯 해 남부러울 게 없었다.

이런 노모는 한해 동안 지은
농사 걷이를
이고 지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살고있는 아들 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 했으나
이날 따라 아들 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며느리가 집을 비우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잣집 딸을 며느리로 둔 덕택에 촌노의 눈에 신기하기만 한 살림살이에 눈을 뗄 수 없어
집안을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됐다.

그 물건은 바로 가계부다.
부자집 딸이라 가계부를 쓰리라 생각도 못 했는데
며느리가 쓰고 있는 가계부를 보고 감격을 해
그 안을 들여다 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비 등
촘촘히 써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또 한번 감격했다.


그런데 조목조목 나열한 지출 내용 가운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촌년 10만원" 이란 항목에
눈이 머물렀다.

무엇을 샀길래?
이렇게 쓰여 있나 궁금증이 생겼으나
1년 12달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이
바로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노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 아들 가족에게 주려고
무거운 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 주섬주섬 다시싸서 마치 죄인이 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가슴이 미어 터질 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삯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금지옥엽 판사아들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길에 오른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

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아니 왜! " "촌년이 거기 어디서 자-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잊지 못했다.

노모는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며 수화기를
내팽기치듯 끊어 버렸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 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 소리 난다 소문이 날거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이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책 마련으로 몇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됐다.

그러던 어느 날 바쁘단 핑계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남편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다.

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마당에
서 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 판사 사위
왜 안들어오는가”하며 쫓아 나오자

사위가 한다는 말이
“촌년 아들이 왔습니다”라고 대꾸하자

그 자리에서 장모가
돌 하루방 처럼 굳은채 서 있자
“촌년 아들이 감히 이런 부잣집에
들어 갈 수 있겠습니까”라 말하고
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 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 죽을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달부터
촌년 10만원은 온데 간데없고
"시어머니의 용돈 50만원" 이란 항목이
며느리의 가계부에 자리했다.

자료만 받아갈줄 아는 회원님들께, 개발자님들에게 최소한의 경우는 우리가 피드백으로 보답하는 겁니다

문제가 있던 없던 그동안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여 피드백 작성을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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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이담

2017.10.23 14:00
가입일:
총 게시물수: 2
총 댓글수: 485

에구 깊은 마음을 누가 알리요.

profile

lava

2017.10.23 19:23
가입일: 2016:07.28
총 게시물수: 52
총 댓글수: 672

그래도 처갓집이 말이 통하는 집안이어서 다행이네요

profile

메이데이컴퓨터

2017.10.30 13:16
가입일: 2015:11.29
총 게시물수: 84
총 댓글수: 2876

사위가 판사니 저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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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0

2017.10.31 08:40
가입일: 2016:07.28
총 게시물수: 7
총 댓글수: 919

그래도 말이 통하는 처, 처가식구들이네요..

profile

OSFisher

2017.11.29 10:57
가입일: 2017:11.29
총 게시물수: 1
총 댓글수: 52
profile

홀링홀

2017.11.30 17:50
가입일: 2016:11.08
총 게시물수: 68
총 댓글수: 3620

흐믓한 실화 잘보고 갑니다.

profile

버들피리

2017.11.30 18:17
가입일:
총 게시물수: 0
총 댓글수: 365

속이 다 후련하네요! ^^

profile

지후니빠

2017.12.26 12:44
가입일: 2018:12.14
총 게시물수: 16
총 댓글수: 42

다행이네요~~

profile

설향

2018.01.17 15:57
가입일: 2017:12.19
총 게시물수: 18
총 댓글수: 24
가슴아픈 사연이네요!
profile

세인트

2018.03.23 13:58
가입일: 2018:10.18
총 게시물수: 1
총 댓글수: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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