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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라는 말
단단한 벽을 피해 바닥으로 몰려든 것들은
제 소리를 키운다
포르테, 포르테시모,
금이 간 공기를 갈아 신는 얼굴 없는 발목들
의자를 고쳐 앉은 눈초리가 올라간다
촘촘한 보폭이 쏟아져 내리는 저쪽, 소음 무성한 기억은 모두 복사뼈가 드러나 있다 너를 오래 서성거려도
스며들지 못한 내가 여전히 발꿈치를 들고 있는 그곳,
층간은 멀거나 가깝다
서로를 불러들인 생각은 각질 없는 맨발
층과 층사이만큼 멀어진 잠은 두께가 얇다
예민한 귀들이 더 많은, 홀로 주름진 표정을 입은 것들이 키우는
층간소음
너와 나 사이, 위와 아래 사이,
사이, 라는 말속엔 흔들리는 관계만 남는다
- 시, '쏟아지는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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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에 다툼이 일곤 하지요.
그러나 관계의 무성함엔 인간적인 정이 오고갑니다.
그 무성함에서 멀어진 것은 이별입니다.
사람 간에는 시끄럽지 않은 스며듦이 좋고,
사이, 라는 관계에는 따스함이 있으면 더 좋지요.
우리 사이, 너와 나 사이,
미움과 질시가 끼어들 여지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 최연수 시인
담 넘어 이웃간의 정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반갑게 인사해도 떨떠름하게 바라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