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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밤. 형형색색의 조명들이 빛을 뿌립니다. 찬란한 야경 앞에 어둠은 물러가고 달빛과 별빛도 빛을 뿌리지 못합니다. 고요한 밤이란 말이 무색하게 거리에는 온갖 소리가 가득합니다. 우리의 밤은 낮보다 화려해졌습니다. 어두운 밤은 옛이야기가 된 듯합니다. 허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던가요? 높이 걸린 등불 아래 야근하는 사람, 공부하는 사람, 설움을 잊으려 술 마시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삶의 무게에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우리는 또 한 번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섣달 그믐밤이 언제였나 싶게 새 해는 떠올랐습니다. 2016년의 새 해가 2015년 마지막 어둠을 밀어냈던 것처럼, 300년 전 방안의 등불이 삼경의 어둠을 밀어냈던 것처럼, 어둠이 자욱한 우리 마음에도 등불 하나 켜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