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골에 위치한 초등학교 분교에 무척이나 마른 선생님 한 분이 전근해 왔습니다. 학교 인근에서 자취하게 된 선생님은 마을 내 유일한 작은 가게에서 달걀을 사 오곤 했습니다. 가게는 연세 많은 할머니가 용돈 벌이 삼아 운영하고 계셨는데, 늘 달걀 한 개에 150원만 달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엔 150원을 주고 달걀을 샀지만 얼마 후부터 할머니 혼자 닭을 키워 달걀을 파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달걀 1개 값에 200원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선생님이 이러시면 안 된다고 하시며 50원을 억지로 되돌려 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가게에 달걀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달걀 장수와 할머니가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달걀 장수는 할머니로부터 달걀 한 알에 250원씩 사겠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유정란을 찾는데 비싸게 팔아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니까요. 그러니 가진 달걀 모두 저에게 파세요."
그러자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요거 몇 개는 못 팔아. 이번에 초등학교에 새로 오신 선생님께 팔아야 해, 그 먼 데서 여기까지 아이들 가르치겠다고 오셨는데 살이 좀 오르면 좋으련만... 뭘 잘 안 드시는지 너무 마르셨어..."
선생님은 할머니를 생각해서 200원에 달걀을 사려고 했지만 알고 보니 할머니는 오히려 선생님을 위해서 손해를 보고 판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