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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미 조회 수: 353 PC모드
정치가 결국 인기투표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논리'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치가 발달하고 국가가 발전하려면, 논리적이면서 그 국가에 충성하는 사람이 정치에 입문하고 당선될 필요가 있는데, 오히려 감정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 더 당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중도세력은 논리적으로 따지기보다는 그때그때 나타나는 사안에 대해 감정적으로 지지와 반대를 표시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잘 모른다.
정치역학의 딜레마 가운데 하나입니다. 논리보다는 감정에 따라 정치가 좌우됩니다.
실제로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른다면서 그때그때 '좋은' 사람이 아닌, '좋아 보이는' 사람에게 투표합니다.
그런데 '좋아 보이는' 경우는 논리보다는 감정이 더 우선시되어, 결국 감정에 호소하는 사람이 더 당선되기 쉽습니다.
2. 포퓰리즘 정책은 표를 얻기 매우 쉽다.
인기를 얻으려면 일단 표를 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정책을 내세워야 합니다. 그런 것으로만 표를 얻으려 하는 것을 포퓰리즘 또는 인기영합주의라고 부릅니다.
3. 아젠다 정치 및 프로파간다 정치가 정론정치보다 표를 얻기 쉽다.
아젠다는 특정 사실에 대한 의제설정으로, 아젠다 정치는 언론이나 정치세력이 특정 사건을 의제로 설정하여 정치활동을 거기에 집중시켜 다른 사안을 무시하도록 만듭니다.
프로파간다 정치는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여부를 알기 힘든 사안으로 특정 사안 또는 특정인을 집중 공격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사안을 집중 홍보하는 방법입니다.
아젠다 정치는 의제를 선점하여 대중의 관심을 얻은 세력이 매우 유리하며, 프로파간다 정치는 아젠다를 독점한 세력에게 유리합니다.
상대 세력에 대한 비방과 중상모략이 횡횡하기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젠다 정치의 예시로, 이명박 정권 초기에 부정부패 사건이 터졌는데, 이상득-박연차 사이에 뇌물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박연차가 이상득에게 매우 큰 액수의 뇌물을 줬다는 사건이었죠.
그것을 덮기 위해 박연차-노무현 뇌물 사건을 터뜨립니다. 당시 노무현에게 거론된 뇌물 액수(6백만 달러)는 이상득에게 거론된 뇌물 액수(300억원=약2천5백만 달러)에 비해 매우 적었음에도, 언론 등에서 연일 이상득 대신 노무현만을 거론함으로써 의제가 노무현에게 집중됩니다.
거기에 정보기관이 나서서 사건을 조작하기에 이르죠. 나중에 밝혀지기로, 박연차-노무현 관계의 대부분을 조작하였고, 검찰과 정보기관은 박연차의 법정증언마저도 강제로 막았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측근인사의 재판에서 대부분 패소하게 유도합니다. (대표적으로 이광재 강원도지사 관련 재판. 1심 때 박연차가 뇌물 준 적 없다고 증언하자, 2심,3심 때는 아예 증인 출석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이때도 "논두렁 시계"라는 프로파간다가 이용되었습니다.)
프로파간다에 대한 예시로, 노무현 때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프로파간다가 유행하였고, 당시 대선 때는 "부자되세요" 프로파간다가 유행하였습니다.
딱히 노무현이 잘못한 점은 없음에도, 지금까지도 노무현이 정치를 잘못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음을 볼 때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프로파간다는 매우 효과가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명박 때와 박근혜 때 노령연금 지급연한을 좀 더 고령으로 옮기거나, 그 액수를 동결 또는 감축하려고 할 때, 이명박과 박근혜가 아닌 노무현 탓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한 번 생긴 프로파간다가 두고두고 나쁜 영향을 줌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이명박의 "부자되세요" 프로파간다는 이명박이 아닌 다른 후보가 당선되면 부자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잠재의식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는 이끌어내지 못하더라도, 상대후보에 대한 지지는 감소시킬 수 있는 프로파간다였습니다.
지금 노무현 수사와 비슷하게 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조국 수사입니다.
처음에는 조국 딸의 고등학교 입시였습니다. 그 뒤에 수행평가, 대학 입시, 대학원 입시 등등... 조금이라도 조국 발언과 틀린 거 나올 때까지 팠습니다.
문제는 그런 사안이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게 개인적 문제였으면, 더 큰 물의를 일으킨 나경원 아들딸은 왜 가만히 둡니까? (심지어 지금은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보다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 검사가 더 많습니다. )
사실 여기에서부터 이미 아젠다 정치와 프로파간다 정치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야당은 정론정치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조국 딸의 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의혹이 거짓임이 들통난 뒤로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습니다.
그에 앞서 조국 개인에 대해 흠을 잡을 게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죠. (뭔가 흠집이 있었다는 조국 민정수석 때 벌써 터뜨렸겠죠. )
그렇게 하나 둘 의혹이 밝혀지자, 자칭 중도라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조국은 나쁜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제가 아무리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었다면 민정수석도 못 되었다고 말해도, "내가 왜 너를 설득해야 하느냐. 네 말도 옳은 점이 있고 내 말도 옳은 점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 말은 옳죠. 두 사람 말에 옳은 점이 있죠. (틀린 점도 있고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표현은, 자신의 주장을 옳은지 그른지 검증하기 싫다는, 자기 말은 무조건 옳다는 의사표시를 에둘러 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면서도 가증스럽게도 "우리는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동시에 검찰개혁을 위한 행동은 하나도 안 합니다.
"그건 개혁세력의 몫이다."라는 게 중도층의 주장입니다.
민주주의가 올바르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젠다 정치나 프로파간다 정치가 사라져야 합니다.
차라리 정치적 반대세력은 존재해야 하지만, 감정에 치우치는 중도층도 사라져야 합니다.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노무현 뇌물 사건을 정보기관이 조작했음이 밝혀졌어도 자칭 중도라는 사람들이 "그래도 노무현에게 뭔가 잘못이 있었으니 그런 사건을 정보기관이 조작하였다."라고 황당한 소리를 했던 때를...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하면서 곧 죽어도 한나라당이라는 사람들, 정치인은 그놈이 그놈이라는 양비론으로 많이 했던 놈 지지한다는 사람들. 제발 그들을 투표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