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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나브로 조회 수: 57 PC모드
유럽 가전업체 밀레가 지난 달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18’에 차린 전시관 모습.
엘지(LG)전자가 북미와 함께 양대 선진 가전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20년 품질보증’ 냉장고로 도전장을 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지만, 무엇보다 내구성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에 어떻게든 안착하고 말겠다는 절박함의 표시이기도 하다. 엘지전자와 삼성전자는 세계 가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현지 ‘명가’들에게 밀리고 있다.
엘지전자는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가전전시회(IFA 2018)에서 384ℓ 용량의 상 냉장·하 냉동 타입 냉장고를 선보였다. 겉은 평범하지만, 속은 다르다. 핵심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의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른바 ‘센텀 시스템’이 적용됐다. 센텀 시스템은 2016년 엘지가 유럽시장을 타깃으로 내놓은 브랜드로, 모터·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을 20년 보증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서 일부 부품에 적용한 10년 무상보증보다 2배 길다. 엘지전자는 냉장고 외에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등에도 센텀 시스템을 적용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센텀 시스템은 내구성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을 목표로 삼은 맞춤형 제품”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18’의 리페르 전시관 모습.
유럽 소비자들의 내구성 중시 분위기는 유래가 깊다. 가전제품이 태동한 지역답게 밀레(119년)·보쉬(132년)·일렉트로룩스(99년) 등은 100년 역사가 넘고, 가게나우(335년)처럼 300년을 넘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있을 정도다. 이들은 전자장치 없이 전기·기계장치로 가전제품을 구동하던 시절부터 회사를 운영해 전기·기계 기술력이 매우 뛰어나다. 제품 고장이 별로 없다 보니 소비자들은 가전제품을 오래 쓰고, 제품 수명이 길어야 한다는 믿음을 갇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도드라졌다. 작은 부분이지만, 냉장고 개폐 장치에서 유럽 제품은 한국·중국 제품과 차이가 있었다. 밀레와 리페르 등 유럽 제품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부드럽게 냉장고 문을 열 수 있었던 데 비해, 한국·중국 제품은 냉장고 문을 열기 위해 상당한 힘을 줘야 했고, 중간에 살짝 걸리는 느낌도 들었다. 리페르는 냉장고 문을 쉽게 열게 하기 위해 문에 지렛대 같은 작은 장치를 달기도 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냉장고는 온도 유지를 위해 묵직한 문이 밀착하게 만든다”며 “이 문을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열게 만드는 데는 상당한 기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구성 중시 분위기는 디자인으로 이어졌다. 오랫동안 제품을 쓰기 위해 싫증나지 않는 모양이어야 했고, 이를 위해 화려함보다 담백함, 복잡함보다 단순함이 우선됐다. 빌트인(붙박이 방식) 비중이 높은 유럽 시장의 특성 때문에, 싱크대와 식탁 등 주방 가구와의 조화도 상당히 고려됐다. 디자인에 집착해 가전제품을 집에 들이기를 꺼려했던 스티브 잡스가 밀레 제품 만은 예외로 뒀던 이유다.
이들에게도 약점은 있다. 가전 한우물을 파다 보니, 전자 영역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한국과 중국 가전사들이 냉장고·세탁기를 비롯해 텔레비전과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가전기기를 생산하지만, 유럽 가전사들은 이런 구조를 갖춘 곳이 거의 없다. 텔레비전을 함께 생산하는 곳은 있지만, 스마트폰까지 만드는 곳은 사실상 없다. 이런 이유로 유럽 가전사들은 인공지능(AI)을 통한 가전제품 간의 유기적 연결에 있어서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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