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조명을 선보였다. 이충신 기자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은 예년과 달리 신기술을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는 넥스테크(NEXTech)관을 신설했다. 올해 주제인 ‘모바일 그 다음 요소’(Mobile, The Next Element)가 박람회 전체 기조라면 8관인 넥스테크관은 ‘그 다음 기술’을 보여주고자 한다. 넥스테크관에는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드론 등이 전시됐다.
1일 찾은 넥스테크관은 입구부터 사물인터넷 업체들의 스마트홈 센서와 플러그 등 각종 기기들이 즐비했다. 이런 센서는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 정보를 전달해 숙면을 유도하기도 하고, 수면 습관을 분석해 잠자리 환경을 가장 편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플러그는 점등과 소등이 잦은 기기들의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기도 하고,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자동으로 점등과 소등도 가능하다.
플러그·TV·카메라 등 집안 모든 기기를 연결해
불도 켰다 끄고, 온도·습도도 바꾸고, 보안도 강화
구글·애플·아마존은 사물인터넷 플랫폼 선점 경쟁
더 많이 연결할수록 양질의 빅데이터 만들어 내
독일 이큐3(eQ-3)는 60만가구의 1800만개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시킨 스마트홈시장의 유럽 선두주자다. 이 업체 시스템은 아마존의 음성 비서 ‘알렉사’로 제어가 가능하다. 차세대 스마트홈을 표방한 이큐는 온도 조절, 보안과 알람, 전등 불빛 조절 등을 이용해 전시 부스를 안락한 스마트홈 세상으로 변화시켰다.
퍼거슨이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사물인터넷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역시 부스에 스마트홈을 구현한 퍼거슨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으로 원격 제어하거나 경보 수신, 카메라 원격 확인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전시했다. 플러그, 온도·습도계, 전등, 도어록, 오디오·비디오, 텔레비전, 카메라 등을 연결해 효율적인 스마트홈을 구축한다. 퍼거슨 관계자는 “주변 상황에 따라서 느껴지는 편안함에 차이가 있다”며
“가전제품이나 보안을 스마트홈으로 제어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가전업체 필립스도 넥스테크에 자리를 잡고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조명을 선보였다. 사용자 위치를 파악해 집에 오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켜지고, 반대로 외출과 동시에 꺼진다. 집 밖에서 제어할 수 있고 애플 시리와 아마존의 에코를 통해 음성 제어도 가능하다.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솔루션을 지닌 리벨리움은 주차, 대기 환경 보호, 홍수 예방 등을 제어해 쾌적하고 혁신적인 도시를 만드는 기술을 과시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홈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를 통해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시연했다. ‘누구’는 박람회장에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음악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티브이를 켜고, 채널을 옮기고, 음악을 들려줬다.
케이티(KT)도 음성인식 비서 ‘기가지니’를 플랫폼으로 하는 스마트홈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기가지니는 글로벌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홈 허브를 넘어 기업과 자동차 등에도 적용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엘지유플러스(LG U+)도 엘지(LG)전자나 구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인공지능 음성 비서 ‘누구’를 허브로 스마트홈을 구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세계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가 2014년 6600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1조7000억달러(1921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기는 같은 기간 100억개에서 300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시장을 두고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을 통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시장 주도권 다툼을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 기반 사물인터넷 플랫폼 ‘안드로이드 씽스’ 개발자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씽스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 기기의 센서 및 디스플레이 조절이 가능하다. 애플은 아이오에스(iOS) 기반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스마트홈 브랜드 ‘홈킷’을 적용해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애플의 홈킷이나 ‘시리’ 기능을 장착한 제품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 역시 이 분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아마존 중에서 누가 더 많은 사물인터넷을 자사의 플랫폼에 연결하느냐에 따라서 향후 빅데이터 경쟁의 승패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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