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물질 대재앙
페니실린의 발견으로 항생제가 탄생하고 21세기 전반에 걸쳐 대량 생산됐다. 그 뒤 페니실린의 퇴치 대상이던 세균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항생제의 약효가 더는 듣지 않는 새로운 내성균 이른바 ‘슈퍼버그’가 진화했다. 우리 몸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평범한 질병 치료에 항생제를 너무 많이 사용해 내성이 커졌다. 의학연구의 발전은 내성이 커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젠 커다란 공중보건 문제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병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지금껏 치료 가능했던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아지고, 치료비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의 재정에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중국에선 이른바 ‘최후의 수단’이라는 약으로도 퇴치할 수 없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이 같은 내성균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MCR-1 유전자’로 불린다. 현재 이 같은 ‘탈 항생제 세계(post-antibiotic world)’의 현실화에 필요한 핵심적인 조건이 모두 갖춰졌다. 영국 카디프대학 미생물학자 티모시 월시 교수는 BBC 방송에 이렇게 말했다. “MCR-1의 세계적인 확산은 ‘만일’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다. 그 유전자가 다른 항생제 내성 유전자들과 만나는 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탈항생제 시대가 열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누군가 가령 대장균에 감염돼 앓아 누워도 사실상 의학적 대처가 불가능해진다.”
[출처: 중앙일보] IS보다 더 무서운 놈들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