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O2O412 서비스 '여기어때'가 해킹돼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으로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 확인된 피해만 4000여건에 이른다. 오래 전 대처방안이 공개된 SQL인젝션 공격 관련 침입 흔적이 발견됐다. 취약한 보안 관리 수준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4일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최근 서비스 데이터베이스(DB)에 해커가 침입해 고객정보 일부를 빼갔다. 고객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숙소 정보 등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확한 피해규모는 조사 중이다. 

해커는 문자 대량 발송 서비스 업체도 해킹해 여기어때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무단 전송했다. 숙박 서비스 이용 관련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유발하는 내용이다. 문자 메시지 발송 후 여기어때에 비트코인으로 수억원대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 메일도 보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경찰, 방송통신위원회70,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조사 중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이달에만 200회 정도 공격이 들어왔는데 90%가 중국IP라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성 공격에도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며 “중국 해커가 한국을 공격하자며 공지한 SQL인젝션 방식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보안 전문가는 사드 보복성 중국 해커 관련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자기표출 성향이 강한 중국 애국주의 해커와 유사점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사드 한국 배치에 반발하며 국내 웹사이트를 무차별 공격하는 중국 해커는 정치적 의사 표현 메시지와 함께 공격에 참여한 그룹명이나 해커 별명을 공개적으로 드러낸다. 판다정보국(PIB), 중국독수리연합, 1937 CN, 77169 등 해커 조직이 공격에 가담했다. '홍커연맹'을 표방하는 한 커뮤니티 포럼에는 한국을 공격하자는 참여 모집 글과 함께 SQL인젝션 공격툴 등 해킹 도구가 공유됐다. 

SQL인젝션 공격에 당했다면 기존 보안 수준에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SQL인젝션은 공격자가 주소창이나 아이디·비밀번호 입력창에 명령어를 입력하고 웹사이트에 침투, 서버에서 정보를 탈취하는 기법이다. 흔히 알려진 웹 취약점으로 관련 패치와 업데이트 등이 수차례 배포됐다. 회원수 수백만명에 달하는 인기 O2O412 서비스가 오래 전 공개된 보안 패치조차 소홀했다는 의미다. 

KISA 관계자는 “여기어때에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침해사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재 조사 중”이라며 “일각에서 제시되는 중국IP에 의한 공격 여부나 사드 관련성 등은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