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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이기와 글쓰기
아침에 라면을 끓였다. 라면은 물이 적은 듯하게 끓여야 맛이 좋은데, 물을 낙낙하게 해서 끓였다.
대신에 양파 1/10개 깻잎 3장, 새끼손가락만한 빨간 생고추 2개를 넣었다.
끓인 지 2분쯤 후에 달걀 하나를 넣고, 퍼지지 않게 조심스레 익혔다.
맛이 산뜻하고 향긋하다.
글도 라면 끓이듯이 수월하게 쓰고,
그렇게 해서 라면처럼 땡기는 글이 된다면 좋겠다.
라면 끓이기가 수월한 것은, 원료인 라면을 손수 만들지 않고
그냥 슈퍼에서 사는 덕이다. 슈퍼에서 사다가 그냥 끓이기만 하면 된다.
글쓰기도 비슷하게 할 수 있다.
원료를 머릿속에서 만들어내려 하지 말고 그냥 주변에서 건져 올리면 된다.
주변을 관찰하다가 쓸 만한 ‘사건’을 건져 올려서는, 그걸 본대로 쓰면 되는 거다.
사람은, 라면에 끌리듯이 '사건'에 끌린다.
사건에다가 빨간 생고추(당신의 개성)를 얹으면 더 좋다.
독자는 거기 끌린다.
사회적인 동물인 사람은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 관심이 많거든.
- 서흥식 님, '라면'
내 라면은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