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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를 채우는 아침
머리맡을 소등한 잠
알람이 손잡이로 붙어있다
한 뭉치 고담함을 뒷목에 고이고
쉽게 따돌리지 못하는 모서리를 채워 넣어도
꿈의 적재함과 맞지 않는 상자가 뒤척인다
이 네모에 맞춤하기 위해 눈빛을 무기처럼 휘둘렀을까
완벽한 뚜껑은 눈꺼풀
몇 번 여닫은 끝,
물에 가라앉은 돌처럼 상자는 고요해지고
방이 잠들고 거실이 잠든 집이 커다란 상자가 된다
이불을 걷어찬 발가락이 잠꼬대를 뱉는다
상자 속에서 빠져나온 기척이 불을 켜거나 문을 열지만
영영 눈꺼풀을 열지 못한 이는
남은 잠을 깔고 바르게 눕는다
손발이 모두 옷 밖으로 빠져나온 잠과
고정된 잠을 혼동하는 것은 아닐까
반듯한 잠은 또 다른 신발을 신어서일까,
빗장이 열리듯 단단히 못을 친 집이 뜻밖에 열리고
흐트러진 잠을 모으는 가슴 쓸어내리는 윤달도 있다
안도를 단추 채운 아침
생각이 흩어질까, 제 몸을 굳게 채운 답답한 상자들이
다음 상자로 빠르게 이동한다
- 최연수, 시 '단추를 채우는 아침'
밤이라는 답답한 상자를 빠져나와 일상으로 들어가는 오늘.
이 상자에 들고 나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지루한 듯합니다.
그래도 안도하는 오늘입니다. 살아있음에.
아침부터 단추를 잘 채웠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