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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냘픈 한 여인이 물에 떠 있는
둥근 바위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습니다.
동그란 바위는 불안정합니다.
여인의 눈은 흰 천으로 가려졌고
몸은 한 줄밖에 남지 않은 수금 같은 악기에
맨발로 간신히 기대고 있습니다.
여인이 앉아 있는 곳은 금방이라도
뒤집힐 듯 위태로워 보였고 드러나 있는 왼발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오른쪽 종아리를
감아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인은 앞을 전혀 볼 수 없으니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쩌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여인이 애처로운 머리를 기대고 있는 악기에는
소리를 낼 수 있는 현이 한 가닥만 남아있습니다.
여인은 한 줄만 남은 현을 달래듯
악기를 연주합니다.
모든 상황이 마치 절망을 묘사한 듯
음울하고 너무도 처절합니다.
19세기 영국에서 활동한 미술가
조지 프레더릭 와츠(1817~1904)의 작품인
이 그림의 제목은 ‘희망’입니다.
의붓딸이 죽은 뒤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
작업한 ‘희망’은 바로 그런 관점을
응축한 대표적 작품입니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단 하나의 코드로라도 연주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희망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가
상자를 열었을 때 그 상자에서
수많은 고통과 절망이 쏟아져 나왔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은 상자 안에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희망’이라는 그림을 자세히 보면
여인의 어깨 위로 희미한 별 하나가
흐릿하지만 있습니다.
희망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어두운 절망 속에 있는 슬픔의 한 자락에서
찬란한 희망은 다가옵니다.
# 오늘의 명언
구름 뒤에는 항상 빛이 존재한다.
– 루이자 메이 알코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