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L 링크 : |
---|
★★★★ 가방을 찾습니다 ★★★★
검정색 백팩(빨간색이 조금씩 들어가 있어요~)
7월5일 금요일 오전10시경 역삼역(외선순환, 삼성역 방향)
9-2번칸(뒤에서 두번째 열차) 선반에 검정색 백팩을 놓고 내렸습니다.
일과 관련된 중요한 자료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보신 분이 계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010-2623-6773
저렴한 가방이에요~
****************************************************************************
아래 글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답답해서 하소연 하는 겁니다~ ^^;
****************************************************************************
저의 출근 코스는 버스로 구로디지털단지역이나 신림역으로 가서 2호선을 타고 역삼역까지 가는 길입니다.
보험일이라 출퇴근 시간은 자유로워서 10시쯤 역삼역에 도착합니다.
오늘..아..벌써 어제네요. 7월5일 오전 10시쯤.
여느 때 처럼 역삼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내리려는 순간에 중요한 고객 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출근 시간이 지나 많이 밀리진 않지만 그래도 사람이 많아 백팩을 선반에 올리고 다닙니다.
그게 화근이었네요.
중요한 질문이라 답변을 하고 있는데 출입문이 열리더라구요.
순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내려서 계단을 올라가 개찰구까지 통과했습니다.
그때까지도 고객과 카톡을 주고 받고 있었지만,
매일 다니는 코스라서 습관 처럼 행동은 이어졌습니다.
고객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려는 순간...
그제서야 뭔가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앗차.........
가슴이 두근두근....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가방에는 노트북과 최근 3년간의 메모가 담긴 수첩, 외장하드에
하필 오늘따라 자동차 키까지.... ㅡㅡ;;;
가방을 놓고 내렸다는 걸 알고 정신 없이 역무실로 뛰어갔습니다.
계단 오르고 역무실에 도착하는 데 2분이 채 안걸린 것 같네요.
역삼역 역무실 여직원 분께 방금 지나간 열차에 가방을 놓고 내렸다는 사정을 얘기하고
가방 좀 찾아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차량번호를 확인하시더니
몇번에서 내렸냐고 물으시더라구요.
뒤에서 탔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가서 확인하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100미터 정도를 정신 없이 뛰어서 내렸던 자리로 가서는
신림역에서 탈 때 계단을 내려가서 바로 탔던 기억으로 비슷한 위치에 보이는 번호를 보고 다시 돌아갔습니다.
8-2번 같은데요...
다행히 종합운동장역에서 봐주신다고 해서 조마조마 기다렸습니다.
이런... 없다는 겁니다.
그럼 다른 칸도 한번 봐달라고 요청을 하니
이번에는 건대입구역에서 봐주신다고 하더라구요.
아침이라 직원들이 다른 업무를 보느라 사람이 없어 바로바로 확인이 어렵다고...
그런데.... 이번에도 없다고.....
시간이 흐를 수록 찾을 확률이 적어지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오는데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나중에 알았는데 신림역과 역삼역은 계단 위치가 달라서 8-2가 아니라 9-2가 제가 탔던 출입구더라구요.
맨날 다녀도 이번에 알았네요.^^;
제가 애가 타고 있을 때 다른 여자분도 저와 같은 케이스로 물건을 놓고 내렸다고 하면서
정신 없이 들어오더라구요.
(그 분은 바로 찾으심~^^;)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금 확인하는 열차가 제가 탔던 열차가 맞느냐 물었더니
확실하다고... 그런데 없다고....
제가 찍고 나온 카드로 시간 체크해서 다시 확인하셔야 하지 않느냐 물었더니
정확하니깐 걱정마시라고~ㅎㅎㅎ;;
그때 더 졸랐어야 했습니다.
2호선은 어떤 역을 지나면서 운행번호가 바뀌더라구요.
처음에 확인하던 열차가 현재는 다른 번호로 바뀌어 운행 중이라고 하면서
급하면 거꾸로 달려가서 미리 찾아보라고 메모까지 해주더라구요.
ㅎㅎㅎㅎ 아놔.....
지금 생각해도 웃긴데요.
희망에 부풀어 거꾸로 달려서 만난 그 열차에는 선반이 없는 신형 모델이더라구요.ㅋㅋㅋㅋ
어찌나 황당하던지....
결국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처음에 접수받은 여직원 분이 제가 탔던 차량 번호를 잘못 알고 시작하여
다른 차량을 계속 뒤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지하철 업무가 전산으로 처리되고 상황판에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어서
엄청 정밀하게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결국은 사람들이 전화해서 말로 주고 받더라구요.ㅎㅎㅎㅎ
지하철 안에 있는 CCTV도 대부분 깡통이라는 사실도 오늘 알았습니다~ㅋㅋㅋㅋ
제가 탔던 차량번호를 제대로 확인하는 데만 2호선이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 3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사실 그것도 맞는 건지도 모르겠어요....쩝.
가방 안에는 제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내용물이 수두룩 한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누군가 작정하고 가져간 것 같네요.... ㅜ.ㅜ;;
노트북은 가져가도 괜찮으니 수첩만 돌려주면 좋겠네요.
디지털 데이터는 백업이 가능한데 손글씨로 쓴 수첩은 미처 백업을 못했거든요.....
아... 제발.....
와이프는 노트북 바꾸고 싶어서 버리고 온 거 아니냐고 놀리고...
애들도 아빠 가방 버리고 다닌다고 놀리고...
아놔....
하필 안가지고 다니던 자동차 키도 가방에 넣은 날 잃어버려서
보조키로 시동을 걸다가 "삐요삐요~~~" 경적이 요란하게 울려서 도둑으로 몰릴 뻔 했습니다.
지하철 역무원들의 어설픈 업무 처리에 뺑뺑이 돈 걸 생각하다 답답하고 화도 나고 해서
적기 시작했는데.... 이젠 뭐라고 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냥 포기하고 기다려 보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적다보니 속은 많이 누그러지네요.
1차적으로 놓고 내린 내 잘못이지 그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에효~
다들 즐건 주말 보내세요~!!!
어떤 개그성 글인 줄 알았는데 읽고나니 님의 절절함이 느껴집니다;;
저도 요즘엔 나이가 나인지라(아직 그럴 때는 아닌다) 무언가 하나씩 빠뜨리는 건망증(?)이 생겨 출퇴근 전에 일부러 머리 속으로 가방에 들어갈 것을 읊조리며 준비한답니다!
예전엔 누가 잃어버리고 간 물건을 챙겨주고 '어디 두고 있던 걸 봤는데...'라고 남의 물건을 챙챵겨주던 편인데, 이젠 내가... 이런 지경에 이르고 보니 너무너무 슬픕니다ㅜㅜ
모쪼록 조속히 님이 원하는 수첩과 키(가능하면 노트북까지)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