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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별
마지막 페이지에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아침이 되면 죽어 나오는
서간체의 감정들
그리운 것들은 쉼표도 없이 더디다
진도를 내지 못한다
당신의 뜰에 과꽃이 피었다는 편지
새해에는 마지막 연가가 되어 그대에게 가리라
손가락을 꼽다가
밤늦도록 종이를 찢고
마음의 껍질이 또르르− 말리길 여러 번
한 소절씩 그대를 쓰다가
편지는 겨울별처럼
눈으로는 읽을 수 없지만 그대 창가에 떠오른
물고기자리, 별이다
하늘에 별빛이 켜진다 눈을 감고
미안, 물고기자리를
쓴다
- 양현주, 시 '물고기자리별'
아프로디테와 그의 야들 에로스가 강을 걷고 있을 때
괴물 티폰이 나타납니다.
두 신은 발을 묶어 물로 뛰어들지요.
후에 그들은 물고기자리별로 다시 태어났답니다.
빠름이 선호되는 세상에서
관계는 더뎌도 깊음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그리움은 쉼표도 없이 더뎌도
마침표가 없는 관계, 그것이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