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신약 기업인 헬릭스미스가 올해 유전자치료제 ‘VM202’의 미국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는다.
23일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10월경 발표 예정인 VM202의 첫번째 임상3상 결과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의를 진행하고, 신약허가심사(BLA) 신청 여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조선DB
VM202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PN)과 당뇨병성 허혈성 족부궤양(PAD),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허혈성 심장질환(CAD)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 중인 신약이다. 치료 유전자를 인체 내로 삽입하기 때문에 신경 손상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헬릭스미스가 준비 중인 VM202의 미국 허가는 DPN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허가 전 마지막 관문인 임상3상은 총 2건으로 이 중 1건이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고, 다른 1건이 준비 중이다. 올해 발표 예정인 첫 번째 임상3상은 체내 고혈당으로 인해 발생한 신경 손상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평가한다.
헬릭스미스는 이 첫번째 임상3상 완료를 위해 지난 4월까지 미국 내 25개 병원에서 DPN 환자 453명의 9개월 추적관찰을 마쳤다. 이 결과는 당초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가 안전성 확인을 위해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관찰기간을 3개월 연장한 상태다. 오는 7월까지 추가 환자 관찰이 끝나면 최종 분석은 올 10월경 나온다.
미국 허가 시 VM202D의 가치는 미국 내 DPN 환자 중 30~40%가 이 증상으로 인해 연간 3~4조원 규모 진통제를 처방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어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잡을 수 있는 셈이다.
미국 보건당국도 이러한 유전자치료제의 신속한 임상 개발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FDA는 VM202를 ‘재생의약치료법(RMAT, Regenerated Medicine Advanced Therapy)’으로 지정해 임상개발에서 허가까지 필요한 심사 내용을 지원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임상3상 결과를 토대로 FDA와 협의를 진행해 1건의 임상3상 결과로 미국 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지 타진한다. 현재 FDA의 통증성 의약품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은 최소 2건의 임상3상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8월 FDA가 통증 치료 목적의 의약품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올해 말까지 개정하고, 신약 출시를 효율적으로 돕는다고 밝힌 바 있어 내년 초 VM202의 미국 허가 신청 가능성도 아직까지 열려 있는 상황이다.
헬릭스미스는 미국 허가와 별도로 VM202의 처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두번째 임상3상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두번째 임상3상은 역시 DPN환자를 대상으로 VM-202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내용이다. 현재 예정된 시험개시일은 2020년 초다.
나한익 헬릭스미스 CFO는 "VM202의 2상 결과가 좋았다. 이번 3상에서는 3개월째 추가로 투약을 받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헬릭스미스 자체 역량으로 임상3상까지 끌고 온 VM202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헬릭스미스는 1996년 서울대 학내 벤처기업으로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이다. 본래 사명은 바이로메드였으나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을 앞두고 해외 상표권 충돌 문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올 3월 사명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