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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로봇 들어온 일본… 최인준 특파원 르포]
근육 움직이는 방향 힘 더해줘 짐 옮길 때 사람 부담 40% 줄어
허리 고통 호소하는 직원 격감
노인·환자 보행 돕는 '하체 로봇', 공공의료보험 적용 대상 되기도
아베 내각 "9년내 940만대 보급"
최인준 특파원
지난 7일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공항 제1터미널. 공항리무진 버스가 들어오자 회색 작업복을 입은 도쿄공항교통 직원 마쓰다씨가 허리에 착용한 기계를 점검했다. 굵은 원통 모양으로 허리를 감싸듯 받친 이 기계의 전원을 켜자 골반 양쪽에 있는 모터에 파란색 불이 들어왔다. 승객 짐을 버스에 싣기 위해 상반신을 숙였다 일으킬 때마다 모터에선 "윙~" 소리가 났다. 30분 동안 버스 6대에 짐을 실었지만 힘든 기색은 거의 없었다. 마쓰다씨는 "허리에 '아이언맨 슈트'를 찬 것처럼 힘이 세진다"며 "짐을 들 때 마치 누군가 뒤에서 허리를 잡고 당겨주는 느낌"이라고 했다.
마쓰다씨가 착용한 기계는 일본의 로봇 제조 벤처기업 사이버다인(Cyberdyne)이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는 작업자를 위해 개발한 '로봇슈트'로, 모델명은 '할(HAL)'이다. 공항리무진 버스를 운영하는 도쿄공항교통이 지난달 24일 버스터미널 수하물 작업 요원들을 위해 10대를 들여왔다.
이 로봇슈트는 허리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뇌가 근육을 움직일 때 보내는 전기신호와 미세한 근육 움직임을 포착해 근육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힘을 더해준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움직일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작년부터 공장이나 물류창고 등에서 활용되기 시작하다, 올해는 처음으로 공항에도 도입됐다.
로봇슈트 '할'은 3㎏ 정도로 가벼웠지만, 효과는 뛰어났다. 모터 출력을 최고 단계인 5단계까지 올리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 무게 50㎏의 짐을 운반한다면 로봇슈트가 20㎏ 정도를 감당해주는 셈이다.
7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내 리무진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회사 직원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는 로봇슈트 ‘할’을 착용하고 승객 짐을 버스에 싣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일본 쓰쿠바대병원에서 하반신 마비 환자가 로봇슈트를 착용하고 재활 훈련을 하는 모습. /최인준 특파원·쓰쿠바대병원
도쿄공항교통은 지난해 9월 로봇슈트 '할'을 시범 도입한 뒤 직원들의 반응이 좋자, 한 대당 월 7만8000엔(약 80만원)의 임차비를 내고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하네다공항은 드나드는 버스가 하루 450여 대로, 오르내리는 승객 짐만 6000여 개에 이른다. 도쿄공항교통 측은 "매일 300여 차례 허리를 숙인 채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직원이 많았다"며 "로봇슈트 '할'을 착용한 이후 이런 문제가 크게 줄었다"고 했다.
하네다공항의 로봇슈트 '할' 도입은 로봇 기술이 일상생활 속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무거운 짐을 들어 옮기는 작업 현장에 보조기구로 투입되거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와 환자의 재활을 돕는 용도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사람처럼 걷거나 뛸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이나 어른들을 위한 애완용 로봇 등을 내놓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일부에선 "비싼 돈 들여 쓸데없는 로봇만 만든다"는 비판도 있었다.
사이버다인이 개발한 하체형 로봇슈트는 지난해부터 지자체 재활센터 4곳과 대학병원 7곳 등에 도입돼 척추가 손상됐거나 뇌졸중을 앓는 환자의 보행 훈련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로봇슈트는 양다리를 감싸는 기계의 동력을 활용해 보행이 불편한 환자들의 보행 기능을 향상시키고, 앉은 상태에서 일어날 때도 도움을 준다. 다리가 불편한 노인이나 환자들의 일상생활을 돕는 동반자가 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이 로봇슈트를 의료기기로 승인하고, 지난 4월에는 공공의료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아베 내각은 지난해 발표한 '로봇신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정부와 민간기업이 1000억엔(약 1조원)을 로봇 개발에 투자하고 관련 산업 시장 규모를 2조4000억엔까지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노약자 생활 지원을 위해 슈트형 로봇 94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도코로 사토시 도호쿠대 공학부 교수는 "고강도 육체노동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로봇슈트를 활용하게 되면 인간의 활동 영역이 크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인준 특파원 pen@chosun.com]
이런게 빨리 상용화 되면 좋겠다....허리가 뽀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