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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미르 조회 수: 44 PC모드
사티야 나델라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근본적인 수준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다.
대부분의 기업은 소비자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업데이트 정책과 관련해 뒤늦게 이를 인정했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문화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온 이라면, 이번 '항복'이 그리 놀랍지 않게 느껴졌을 것이다.
나름 오래된 이 전쟁은 윈도우 10이 업데이트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특히 윈도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연 2회의 '피처 업데이트'가 밀접하다. 수년 동안 사용자들은 업데이트할지 여부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사실상 자동으로 PC에 설치됐다.
윈도우 사용자 상당수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으며,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피처 업데이트 중 일부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배포됐으며, PC와 파일을 손상시킬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윈도우 10 2018년 10월 10일자 업데이트는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파일을 삭제했으며, 해당 파일을 복구할 방법이 없었다. 윈도우 10 에이프릴 2018 업데이트는 컴퓨터에 충돌을 일으켜 악명 높은 블루 스크린이 나타나게 만들기도 했다.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설치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제어판을 이용해 윈도우 업데이트 서비스를 끄는 것과 같은 작업을 해야 했으며, 중요한 보안 업데이트까지도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었다.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시끄럽게 불평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목소리를 무시했다. 좀더 불평했지만 여전히 무시당했다. 그러나 '윈도우 10 메이 2019'에서는 마침내 마이크로소프트가 항복을 외쳤다. 이 업데이트의 마지막 단계에서 회사는 피처 업데이트 설치 여부를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부터는 자동으로 설치되는 대신 'Download and install now' 메시지와 윈도우 업데이트 설정 창에 관련 링크가 나타나 사용자에게 알린다. 업데이트 설치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 메시지를 무시하면 된다. 링크를 누르고 안내에 따르면 설치가 이뤄진다. 며칠, 몇 주, 몇 달 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때 업데이트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침내 통제권이 사용자 수중에 들어온 것이다.
단 완전히는 아니다. 이용 중인 윈도우 10의 버전이 '서비스 종료'에 도달해 보안 업데이트까지도 서비스되지 않는다면 최신 기능 업데이트를 설치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윈도우 버전이 배포된지 18개월이 지나면 일어나는 상황이다. 보호되지 않는 PC를 사용하면 맬웨어 배포 도구로 이용되거나 악의적인 봇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를 지닌다.
사용자는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매월 제공하는 소형 패치를 설치해야 한다. 대개 설치할 필요가 있는 보안 업데이트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업데이트에 대해서도 35일까지 연기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피처 업데이트 설치 제어권을 이제서야 사용자들에게 제공한 이유는 뭘까?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가 아닌, 사티야 나델라가 이끄는 다른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덜 오만하고 훨씬 더 개방적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고객을 다룬다.
몇 달 전에 25년 된 브라우저 전략을 폐기한 것이 한 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 브라우저의 웹 렌더링 엔진으로 구글 크로미움을 채택해 사용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다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의 협력을 환영하기도 했다. 리눅스가 인기 있는 SQL 서버 데이터베이스를 구동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돈만 잡아먹는 구덩이였던 윈도우 폰을 폐기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사용자의 목소리를 뒤늦게나마 듣기 시작한 것은 사용자에게만 좋은 일이 아니다. 회사의 비즈니스에도 좋다. 나델라의 개방적 접근 아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4월 말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세 번째 미국 회사로 부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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