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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인 조회 수: 845 PC모드
삼성전자의 모바일 전략, 진화보다 원가절감 택하나?
하반기 최대의 기대작,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정식 출시일이 8월 19일로 확정됐습니다. 공식 언팩 행사는 우리 시간으로 8월 2일에서 3일로 넘어가는 자정부터 시작되지만, 대체적인 정보는 이미 사전에 거의 유출된 상태입니다. 물론, 실제 발표 제품이 유출된 내용과 다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작습니다. 그런데 최근 노트7으로 추정되는 기기의 벤치마크 점수가 공개되면서 성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하나씩 출시합니다. 상반기에는 갤럭시 S 시리즈, 하반기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출시해 왔죠. 약 반년의 출시 주기가 있다 보니, 상반기에 출시하는 갤럭시 S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노트 시리즈는 여기서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하는 형태로 포지셔닝을 취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연초에 출시된 갤럭시 S7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면서, 노트7에 대한 기대도 역시 상당히 높아졌었죠.
7월 초까지의 예측으로는 노트7의 프로세서로 엑시노스 8890의 오버클럭 버전이나 개량형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엑시노스 8890은 갤럭시 S7에 탑재된 프로세서죠. 그리고 해외 벤치마크 사이트에서 엑시노스 8893의 점수가 공개되면서 거의 확정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 올라온 노트7 벤치마크에서는 엑시노스 8893이 아닌, S7과 동일한 8890이 탑재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램 용량도 루머의 6GB가 아닌, 4GB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갤럭시 S7에 펜만 꽂으면 노트7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7월 초에 올라온 엑시노스 8893버전 노트7 벤치 점수 (자료 - Geekbench)
최근에 올라온 엑시노스 8890버전 노트7 벤치 점수 (자료 - Geekbench)
스냅드래곤 820버전 노트7 벤치 점수 (자료 - Geekbench)
노트7이 S7과 동일한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것과 관련해 많은 비판과 실망의 목소리가 있습니다만, 사실 작년에 출시된 S6와 노트5도 같은 프로세서를 공유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나마 노트5는 S6에 비해 램 용량이 높긴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램 용량마저 같을 듯 보입니다. 게다가 이미 8893의 벤치마크 점수가 공개된 상황이므로 상대적인 실망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겠죠. 삼성전자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는 동일 제품군의 성능 평준화입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퀄컴이 스냅드래곤 820의 개량판인 821을 얼마 전에야 발표했죠. 출시 시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노트7에는 821 대신 820이 탑재됩니다. 이 역시 S7과 동일한 사양이죠. 이 상황에서 만약 엑시노스 8893을 탑재해 버리면 스냅드래곤 버전과 성능차이가 꽤 벌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하향 평준화를 선택한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IT업계에서 6개월은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갤럭시 노트7은 S7과 비교해 그다지 큰 성능 향상 없이 출시될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원가절감을 노린 것이 아닌가 아닌 해석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모바일사업에서 26조 5,600억 원의 매출과 4조 3,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무려 56.5%나 증가한 수치죠.
전문가들은 매출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원가절감에서 찾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S7의 부품 원가는 255달러로, S6보다 15.5달러 줄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S7의 디자인을 S6와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자체 생산하는 부품의 수율이 향상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노트7에 S7과 동일한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유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갤럭시 노트7은 S7에 S펜을 더하고 화면만 더 커진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사실 노트 시리즈의 아이덴티티가 바로 S펜과 큰 화면임을 생각해보면 본연의 가치는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기능 면에서도 발전된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데이터 전송 및 충전용 단자가 드디어 USB 타입C로 바뀝니다. 이와 함께 급속충전은 기존의 9V 1.6A보다 빠른 12V 2.1A 규격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최신 플래그십 모델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UFS 메모리 규격을 외장 메모리까지 지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UFS는 기존의 메모리 규격을 대체할 차세대 규격으로, 현재 외장 메모리로 주로 사용되는 마이크로 SD카드보다 이론상 5배 이상 빠릅니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얼마 전 삼성전자에서 UFS와 마이크로 SD카드 겸용 슬롯을 공개한 바 있어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때 삼성전자는 256GB UFS카드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하드웨어 성능이 제자리걸음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갤럭시 S7의 성능이 나쁜 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도 최상위급의 성능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점점 언팩 행사가 기다려지기도 하고, 위 사양으로 출시 확정될 경우 노트7이 과연 납득할 만한 가격대로 출시될 것인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입니다. 대대로 노트 시리즈는 S 시리즈에 비해 비쌌습니다. 이번에도 90만 대로 출시될 전망인데, 진짜 사양은 2일 밤에 공개될 것이고 성공여부는 8월 6일부터 시작될 예약판매가 결과를 말해주겠죠.
갤럭시 노트7의 상세 내용은 언팩 이후 다시 정리해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