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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가족이나 친척들의 컴퓨터를 가끔 봐주곤 합니다.
컴퓨터를 핑계로 간만에 얼굴도 보고 밥 한끼, 또는 맥주 한 잔을 하니 그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네요.
이 컴퓨터는 며칠 전 사촌 동생의 SOS로 살펴보게 된 것입니다.
멀쩡하게 잘 돌아가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전원을 켜도 바이오스 화면이 뜨지 않거나, 사용중 갑자기 멈춰버리는 경우가 점점 잦아졌다고 하는군요.
실제로 제가 살펴보는 도중에도 갑자기 멈춰버린 후 리셋 버튼을 눌러도 POST 화면이 뜨지 않는 상태가 반복되는 등 분명 이상이 있는 상태였는데요, 일단 파워 서플라이 쪽의 전압이 불규칙하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증상이 있어, 파워 서플라이를 교체1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윈도우7의 '이벤트 뷰어'를 통해 컴퓨터에 일어났던 이벤트를 열어보니 하드디스크의 작동이 멈췄다가 다시 시작된 기록이 잦았고 실제로 하드디스크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드디스크를 다른 컴퓨터로 옮겨 달고 SeaTools로 검사를 해보니 디스크 자체의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오는 군요.
뭐가 문제일까, 컴퓨터를 곰곰히 살펴보니 하드디스크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S-ATA 케이블이 눈에 들어옵니다. S-ATA 케이블의 중간 부분은 케이블 타이로 묶인 상태였는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케이블 타이를 보통 단단히 묶어 놓은 것이 아니군요.
심지어 S-ATA 케이블 피복이 찝힐 정도입니다.
컴퓨터 케이스가 Micro-ATX 제품이다보니 내부 여유 공간 확보를 위해 깔끔하게 정리를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케이블 타이를 너무 심하게 조여 놓았네요.
테스터로 S-ATA 케이블을 확인해보니 2가닥의 접촉이 붙었다, 떨어졌다를 불규칙하게 반복하는 상태였습니다.
쪼여도 너~~~무 쪼였어!!
컴퓨터 내부의 여러가지 케이블을 가지런히 고정하는데, 케이블 타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케이블 타이로 마무리하지 않으면 각종 전선이 여기저기 걸쳐있게 되어 보기 지저분할 뿐 아니라 내부 통풍에도 방해가 됩니다.
정리되지 않은 케이블의 끝은 이렇게 될까요? 네트워크 케이블이 복잡하게 얽힌 아래 사진의 제목은 'Cable Hell'입니다.
케이블 지옥을 보다가 깔끔하게 정리된 케이블을 보면 머리까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케이블 타이로 컴퓨터 내부 케이블을 묶을 때 S-ATA 케이블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여러 가닥의 심으로 이루어진 파워서플라이의 전선과 달리 S-ATA 케이블은 한 가닥의 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굽히거나 케이블 타이로 묶는 과정에서 손상되기 쉽습니다.
여러 가닥의 심으로 이루어진 파워서플라이 전선 | 한 가닥 심으로 이루어진 S-ATA 케이블 |
제 경우는 S-ATA 케이블에는 아예 케이블 타이를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요, 그렇다고 컴퓨터 내부에 S-ATA 케이블이 축 늘어져 있는 모습도 보기 좋은 상황은 아니죠. 이럴때 S-ATA 케이블을 돼지 꼬리 형태로 만들면 편리합니다.
돼지 꼬리 만드는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드라이버를 이용해 S-ATA 케이블을 둘둘 감은 뒤 드라이버만 쑥 빼내면
돼지꼬리 형태의 S-ATA 케이블이 탄생됩니다. 이렇게 만들면 S-ATA 케이블의 남는 부분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간의 탄력성도 있어 조립 후 모양을 잡기도 쉽습니다. S-ATA 케이블, 접거나 케이블 타이로 묶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덧붙이는 말 1)돼지 꼬리를 만들때도 너무 세게 감을 필요는 없습니다.
세게 감을 필요가 없다기 보다는 세게 꽉꽉 눌러 감으면 안되고 모양만 잡히도록 가볍게 감아주는게 요령입니다.
덧붙이는 말 2) 간혹 돼지꼬리처럼 감는 것도 안 되고 그냥 늘어뜨려두는게 최고라고 하는 분도 있는데, 이 정도로 감는다고 케이블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만약 이 정도로 S-ATA 케이블에 문제가 생긴다면, 원래 케이블 자체가 불량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돼지꼬리처럼 감는 것도 안된다는 댓글이 가끔 달리곤 하여 미리 건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