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일간 추천 베스트 |
놀이터 일간 조회 베스트 |
작성자: kainkim 조회 수: 123 PC모드
15년 넘게 동남아에서 IT사업 한 이철원 대표 인도 현지에 딱 맞는 앱 개발해 시장 석권 "인도는 기회의 땅"
출시 2년 만에 인도에서 다운로드 수 5000만건을 기록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스마트폰 남은 통화량과 데이터량을 알려주고 필요하면 충전도 할 수 있는 앱 ‘트루밸런스(true balance)’다.
'인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인구 13억명, 3년 연속 경제성장률 7% 이상. 미국 아마존·페이스북, 중국 디디추싱·텐센트·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넥스트 차이나’라며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 인도다.
이곳에서 트루밸런스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도인들에게 ‘국민 앱’으로 불린다. 인도는 한국과 달리 선불로 통신비를 충전해야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충전한 돈이 떨어지면 더 이상 휴대폰을 쓸 수 없다. 그래서 통화량과 데이터량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불편했다. ‘*1223#’을 입력하고 통화 버튼을 누르면 기지국에서 문자메시지로 잔액을 알려줬다.
트루밸런스를 이용하면 매번 ‘*1223#’을 눌러 잔액을 알 필요가 없다. 사용자가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가입하면 그래프와 이미지로 잔액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앱에서 요금을 충전할 수 있다. 거기다 사용자의 통신 습관을 분석해 요금제를 추천해준다. 한국에서는 개별 통신사가 앱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잔액, 요금제 정보 등을 제공하지만 인도 통신사는 이런 서비스를 하지 않았다. 이 틈새를 트루밸런스가 공략한 것이다.
트루밸런스를 만든 사람은 밸런스히어로(balance hero)의 이철원(46) 대표다. 2014년 7월 회사를 세워 인도에 진출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등 여러 벤처캐피탈사에서 받은 누적 투자금액은 190억원이다. 최근 앱에 광고를 달고 충전 수수료를 받는 수익사업을 시작했다. 덕분에 올해 매출 40억~50억원 예상하고 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들과 창업했다. 이재용 PXD 전 대표가 최고영업책임자(CCO)를, 이영태 위모스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공동 창업자 모두 전 직장에서 15~20년 경력을 쌓았습니다. 요즘 젊은 창업자들이 많지만 저희 같은 ‘연륜 있는 중년 스타트업’도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고 또 일할 수 있는 나이니까요.”
이철원 대표.
출처 : 밸런스히어로 제공
트루밸런스를 쓰면 휴대폰이 데이터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요금 잔액과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밸런스히어로가 개발한 ‘자동 해석 엔진 기술’ 덕분이다. 한국과 인도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밖에도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20~3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요금을 충전해야 할 때가 되면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준다. 그동안 이용자가 사용했던 통화·문자·메시지 패턴을 분석해 가장 좋은 충전 서비스를 추천한다. “트루밸런스가 등장한 이후 인도에서는 10여 개가 넘는 유사 앱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대표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대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엔 SK텔레콤 자회사 와이더댄에서 아시아태평양사업부에서 팀장으로 해외 영업을 담당했다. 해외 시장을 살펴 본 결과 인도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2006년 밸런스히어로의 전신 액세스 모바일을 인도에서 창업했다.
“동남아 해외 사업 부서를 지원해서 입사 초기에 나갔습니다. 엑세스 모바일은 기존에 했던 사업과 비슷했어요. 통화 연결음, 문자메시지 서비스 같은 모바일 부가서비스를 제공했죠. 연매출 100억원을 내고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ICT CEO상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탈 정도로 성과가 있었습니다.”
트루밸런스 앱 화면.
출처 : 밸런스히어로 제공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구형폰을 쓰는 사람들과 달리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더 이상 문자메시지를 쓰지 않았다. 통화연결음도 마찬가지다. 2012년 액세스모바일의 성장세가 꺾였다.
인도 스마트폰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3년 미국, 중국과 3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올랐다. 2014년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3700만명. 그러나 시작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국에서는 모든 국민이 스마트폰을 써도 5000만대에 불과하지만 인도에서는 10%만 써도 1억명이 넘습니다."
“인도는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았고 빈부격차가 심했습니다. 한 사람이 모바일에 쓰는 비용이 한달에 4달러 정도였습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생각했죠.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는 사용자가 적을 것이라 봤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랐습니다. 사용자들이 문자메시지나 통화연결음 같은 부가서비스 대신 데이터를 구입하는 데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생각과 달리 시장이 변해 기존 사업은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해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주목했다. 인도의 열악한 네트워크가 이 대표에게 기회였다.
인도에 40개가 넘는 통신사가 경쟁하고 있지만 인터넷, IT 서비스의 질은 낮다. 이용자 95%가 전화카드처럼 스마트폰 유심칩을 사서 전화나 문자를 하고 잔액을 충전해 쓰고 있다. 이런 방식이 불편하다는 판단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잔액 확인 서비스는 통신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밸런스히어로는 2014년 ‘*1223#’로 전화를 걸면 문자로 오는 잔액 정보가, 앱을 실행하면 뜨도록 시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모든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USSD(단말기와 기지국 간 통신을 위해 만든 서비스) 프로토콜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 데이터를 얻기 위해 통신사와 계약을 맺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2014년 말 시험 버전을 출시해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트루밸런스를 다운로드한 사용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분석했더니 공대생과 경영대생이 주요 사용자층이었다. 사용자들 수백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IT트렌드에 관심은 많지만 경제적인 여유는 부족했다. 주로 언제 사용하는지, 앱 디자인은 만족하는지를 파악해 서비스를 개선했다. 2015년 1월에 정식으로 출시했고 4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다.
“친구 추천을 하면 10루피(30분 통화량)를 주는 보상 서비스를 넣고 대학가에서 홍보했습니다. 반응이 좋았어요. 현지인들이 원하던 바를 정확히 공략한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인도 뉴델리 구르가온에 본사가 있고, 서울 역삼동에 지사가 있다. 서울에는 앱 개발 인력 40여명이 인도에는 운영·서비스 담당자 4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 대표는 1년 중 6개월 이상 인도에 머무른다. 이 대표는 인도를 “기회의 땅”이라 불렀다.
“한국은 내수시장이 작고 중국과 미국은 이미 레드오션이라서 스타트업이 진출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도가 유일하게 남은 블루오션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인도는 전망이 좋다. 지금은 중국의 인구수(2016년 기준 13억 7354만명)가 인도(12억 6689만명)보다 많지만 2022년에는 인도가 추월할 전망이다. 중국은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합계출산율이 1.55명인 반면 인구는 2.48명이다.
인도는 젊은 나라다. 인구 평균 연령이 26.7세이고 전체 인구 65%이상이 35살 이하다. 트루밸런스의 이용자도 70~80%가 20대다. 성장 전망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인도에선 매달 1000만~15000만명씩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한달에 신규 모바일 서비스가 15% 성장하면 대박이라 하는데 인도는 매년 2배 이상 늘고 있습니다. 또 인도 상위 10개 앱 개발사의 나라를 보면 인도가 3곳, 미국 3곳, 중국 3곳 그리고 저희입니다.”
또 인도 시장은 해외 사업자들에게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인도는 2016년 9월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할 때 인도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차별 조건을 없앴습니다. 덕분에 우리도 모바일 결제 사업을 할 수 있는 라이선스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빈부격차가 크긴 하지만 폭동이나 테러 위협도 낮고 치안도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인도에서 사업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낡은 시설과 카스트 계급이 문제다. “인도 사람들 입에서 ‘sorry’나 ‘thank you’같은 말을 듣기가 힘든 편입니다. 잘못했다고 하면 바로 처벌받는 카스트 계급 문화 때문입니다. 가령 우리나라에서는 마감 기한을 맞추지 못했을 때 ‘죄송합니다’라고 하지만 인도에서는 이유부터 말해요. 이런 문화 차이를 알아야 직원과 원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말하기와 토론을 좋아해요. 직원들이 업무를 주도적으로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트루밸런스는 잔액 확인·충전 서비스를 넘어 핀테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생각이다. 아직 상거래의 95%를 현금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밸런스히어로의 경쟁자는 인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결제 기업 페이티엠(paytm)이다. 또 중국의 핀테크 기업 알리페이가 가능성을 보고 이미 1조원을 투자했다.
“지금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신용카드나 현금카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도에는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은행거래를 하지 않는 언뱅크드(unbanked) 고객이 대부분이에요. 저희는 현금으로 충전해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할 예정입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뿌뜻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