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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nkim 조회 수: 107 PC모드
한길 힙합 인생으로 바닥부터 올라와 수십억의 재산을 모은 자수성가형 래퍼 도끼. 그가 식목일을 맞아 찍은 ‘도끼X나무’ 콜라보 뮤직비디오에서 “내가 망할 것 같애?”라고 다시금 물으며,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했다.
본인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곡 ‘내가’를 개사해, ‘그렇게 살다간 얼마 못 가서 다 망할 것 같다’는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 모바일 증권 브랜드 광고라고 하기엔 ‘쓸데없이 고퀄’로 보이는 이 영상은 한번 보고 나면 이상하게 중독되는 맛이 있다. ‘디스리스펙’, ‘리치스펙’ 처럼 혀에 감기는 라임을 따라하며 발음연습을 한다거나, 어느새 나도 모르게 ‘스웩이 충분한 소액이 있으니 나는 잘 모을 것 같애’를 읊조리게 되는 것.
"내가 망할 것 같애?" 이른 나이부터 쌓아온 내공으로 답하다
소액으로 시작해 모으고 불리라는 도끼의 한 마디가 설득력 있는 건, 그가 하룻밤 사이에 일확천금을 얻은 스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늘 노래하듯 바닥에서 시작해(came from the bottom) 자수성가(self made)한 노력파 힙합 뮤지션의 삶을 살았다.
열두 살에 집이 파산하자, 번뜩 음악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어 열정과 패기만 믿고 힙합에 몸을 던졌다. 물론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그 후 10년 동안 훨씬 더 어려운 삶을 살게 됐으니. 가족과 뿔뿔이 흩어져 형과 함께 컨테이너 박스에 살면서 굶거나 생라면과 물로 배를 채우며 생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속사와 계약을 잘못하는 바람에 좌절하기도 했다.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잘 아는 얘기다.
하지만, 또 다른 자전적 곡 ‘On my way’ 가사처럼 “밖에도 나가지 않고/쏟아지는 잠을 쫓아/누구는 몇천 벌 때 나는 몇십에 목숨 걸어” 힙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한 지 10년. 결국, 직접 레이블을 설립해 22세 최연소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고층 펜트하우스에 살며 여러 대의 슈퍼카를 몰 수 있는 것도 300여 곡 넘게 작사·작곡하고, 직접 참여한 공연 포스터까지 만들어가며 얻은 저작권료와 음원 및 공연수입을 모아 이뤄낸 결실이다. 기존의 음원 유통구조에 맞서 스스로 판을 짠 덕분이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믹스테잎(MIXTAPE)이라는 비정규 앨범을 많이 낸 것도 그가 최초였다.
"꿈만 있으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
그가 밝혔듯 초졸에 혼혈인, 키도 작고 몸에 문신 있는 비대중적인 이미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어릴 적부터 ‘선택과 집중’을 해서다. 거기에 16년 동안 꾸준히 이어온 음악을 향한 근성과 함께 술, 담배, 욕, 커피를 하지 않는 투철한 의지력도 받쳐줬다. 실제 콘서트에서 "술, 담배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자신에게 투자하자"고 말하기도 했으니. 그뿐 아니라 한마디로 일에 ‘쩔어’ 사는 자신의 노고를 치하하듯, 호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맘껏 누리는 도끼. 그야말로 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자가 아닐까.
“나 돈 자랑 하는 거 맞다”는 그가 누군가에겐 ‘허세 갑’으로 비치고, ‘스웩이 있는 소액’을 모으란 랩에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도끼가 온몸으로 걸어온 ‘힙합의 삶’을 알고 나면, “죽기 전엔 망할 일이 없지”란 그의 랩이 허투루 들리진 않는다.
“제 꿈은 이 성공을 유지하는 거요. 성공도 하루 성공하고 그 다음 날부터 실패하면 의미가 없잖아요. 젊을 때 이렇게 (멋진) 차 타다가 나중에 (늙어서) 차 없으면 추하잖아요.” (유희열의 스케치북 280회 中)
잘보았씁니다.